클린다마이신 ETC 전환, 과산화벤조일 제품 사용 까다로워
건기식 형태 수입제품 쇄도, 여드름화장품 약국시장 회면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백제약국 김연흥 약사


“여드름엔 톡톡” 여드름 외용제의 절대강자였던 클린다마이신 제품이 전문의약품으로 전환 된 이후로 약국 외용제 시장에서 다빈도로 생산 판매되는 제품은 Benzoyl peroxide제품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Benzoyl peroxide의 작용기전이나 사용법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클린다마이신이야 여드름 생성균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여드름의 화농화를 억제하는 약이었지만, Benzoyl peroxide제품은 농도도 여러 가지이고 사용 방법도 생각보다 복잡한 제품입니다. 부작용에 대한 이해도 정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화에서는 여드름의 병태생리를 확인하고 Benzoyl peroxide를 포함한 여드름에 대한 약국 외용제와 약국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여드름에 도움이 되는 OTC 제품과 한약제제를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여드름의 발생 기전
사춘기가 시작되면 테스토스테론의 혈중농도가 증가하게 되고 이에 반응해서 모발피지선이 피지를 생산하기 시작합니다. 이와 동시에 모낭을 덮고 있는 상피세포가 변화하기 시작하는데 사춘기 이전에는 죽은 상피세포들이 피지선과 모공을 통해 원활하게 배출되지만 사춘기에는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죽은 세포들이 비정상적으로 응집해 모공을 막아 피지의 효과적인 배출을 방해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모낭에 고인 피지가 차올라서 피지선이 막히게 됩니다. Propionibacterium acnes는 고인 피지 안에서 증식하여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자극하고, 사이토카인은 국소염증을 일으킵니다. 세균이 증식하면 백혈구가 이 부위로 침투해 들어와 세균을 죽이고, 고름이 생깁니다. 마침내 농포가 피부 표면에서 터지고, 모공을 막고 있던 뚜껑이 제거됩니다. 여러 부위에서 위의 과정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여드름이 진행이 됩니다.1)

여드름은 사춘기가 되면 예외가 없이 시작되는 증상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주로 사춘기에 발생하여 20대 중반에 소실되지만 신생아부터 70세 전후까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여자가 남자보다 먼저 발생하고 더 오래 지속되지만 중증의 여드름은 남성에게서 10배나 더 발생합니다. 테스토스테론의 분비증가가 여드름의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보여지지만 스테로이드성 여드름, 월경전 여드름, 신생아 여드름, 켈로이드성 여드름, 응괴성 여드름, 화농성 여드름, 심상성 여드름 등 여러 형태의 여드름도 존재합니다.

여드름은 그 정도에 따라 ①구진 ②농포 ③결절 ④낭포의 단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①구진(papule)은 피부의 표면으로 약간 융기된 크기가 약 5mm이하인 작고 단단한 병변입니다. 다수의 매우 작은 구진과 미세면포는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습니다.
②농포(pustle)는 형적으로 백혈구의 혼합물, 죽은 피부세포, 박테리아 등으로 이루어진 돔 형태의 농(pus)를 보이는 병변입니다. 일반적인 경증의 심상성 여드름에서는 면포가 주 병변이지만 좀 더 심한 경우에는 농포와 구진이 주된 병변입니다. cystic form으로 진행되지 않은 농포는 대개 반흔이 남지 않습니다.
③결절(nodule)은 구진과 같이 단단하고 돔형태, 불규칙한 모양을 보이나 구진과 달리 피부의 더욱 깊은 층으로 염증이 확산되어 추후 흉터가 남게 됩니다. 매우 통증이 심할 수 있으며 isotretinoin 이외의 치료에 반응을 잘 보이지 않는 심한 형태의 여드름입니다. 중등도 이상의 여드름에서는 결절이 발생하며, 응괴성 여드름의 경우에는 결절이 주된 병변입니다.
④낭포는 남자에게 흔하고 얼굴, 가슴, 등에서 볼 수 있는 심한 형태의 여드름으로 염증성 결절(nodule)과 농으로 채워진 낭포(cysts)가 특징적입니다. 결절(nodule)은 단단한 느낌이고 만지면 통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염증이 심화되면 매우 붉게 되거나 자주색을 띄게 되고, 치료 후 흉터가 남기도 합니다. 낭포는 단독으로 발생할 수 있으나 얼굴, 목, 등, 가슴 부위에 다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2)
여드름 치료에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을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드름용 처방의약품 분류

각질용해제
1)tretinoin(reti-A): 스티바 에이 액 0.025%, 크림/0.025, 0.01, 0.05, 0.1% 자극 증상이 있으므로 저농도에서 시작, 취침전 한 번. 면포성, 염증성 여드름
2)adapalene:디페린겔 0.1%
3)azelic acid:아젤리아 크림

국소 항균제
1)benzoyl peroxide: 2.5, 5, 10%
2)clindamycin
3)erythromycin

전신요법
1)항생제:TC, doxycycline, minocycline, erythromycin
2)경구 retinoid: isotretinoin
3)경구 피임약:다이안(생리전 1-2주전 심해지는 여드름에)3)

앞서 소개한 약물은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물들이고, 약국에선 어떤 약을 사용할 수 있을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약국 OTC 제품
온화한 면포용해성 물질인 salicylic acid는 0.5%에서 2%까지의 농도에서 사용가능합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클리어틴은 살리실산 2% 용액으로 심한 피부 장애가 없을 경우에 장기간 사용해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각질 용해제로 작용하기 때문에 세균성 여드름에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Benzoyl peroxide는 활성산소를 분비함으로써 여드름균을 사멸시키고, 또한 항생제가 아니기 때문에 내성균의 발현에 신경 쓸 필요도 없습니다. 또 털피지샘관의 폐쇄를 막도록 피부를 자극하고 박리를 일으킵니다. 비염증성 여드름을 치료하는데 이용 가능한 가장 효과적이고 널리 쓰이는 약물입니다. 하지만 약간의 발적과 옷감에 대한 탈색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사용법의 이해가 중요해 보입니다.

Benzoyl peroxide의 투여 지침서
·환부를 세척하고 가볍게 두드려 말린다.
·소량의 제제를 하루에 한두번 환부에 골고루 넓게 펴서 바른다.
·제제에 대한 민감도를 알아보기 위해 초기에 한두 군데의 작은 환부에 2.5% 농도의 제제를 바른다.
·15분간 방치한 뒤 씻는다.
·어떤 부작용도 없다면 benzoyl peroxide가 피부에 적용되는 시간을 15분 이상 견딜 수 있는 범위까지 늘린다.
·일단 2시간 이상 견딘다면 밤새 방치한다. 하루 한 번 바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충분한 개선이 나타나지 않거나 얼굴이 건조해지거나 허물이 벗겨지지 않는다면 약물 사용을 2~3일 이상, 하루에 2~3번씩으로 점진적으로 증가시킨다.
·피부가 흰 사람은 2.5%의 제품으로 치료를 시작하고 처음 몇 주간은 하루에 한 번 씩만 사   용한다.
·치료에 잘 견디지만 문제가 여전할 경우 1주일 후에 약의 세기를 5%로 늘리고 2주 후에    10%로 늘릴 수 있다.
·매우 자극적이기 때문에 자상 등 상처와 눈, 입, 입술, 코 주변에 사용할 때는 주의를 기울인다.
·과도한 건조, 현저한 허물, 피부 딱지, 홍반, 부종이 나타난다면 짧은 시간동안 낮은 농도를 사용한다.
·자극감이 느껴질 경우 비누와 물로 씻어낸다.
·태양광등 자극을 피하는 것이 좋다. 4)
이 외에 사용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azelic acid(아젤리아 크림)을 들 수 있는데, benzoyl peroxide보다 항균력은 작지만, 피부에 대한 자극이 앞에 소개한 두 성분보다 적어서 약한 피부의 여드름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대표적으로 화농성 여드름의 경우엔 생약으로 배농산급탕과 시호청간탕을 같이 줍니다. 결절이나 낭포 단계의 여드름에는 병원에서 이소트레노인과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 이외에는 큰 치료법이 없을 수 있는데, 이때 배농산급탕과 시호청간탕을 투여하면 매우 경과가 좋습니다. 인스팜제약에서 시호청간탕 개별포장으로 나오다가 판매부진을 이유로 덕용포장만 나오고 있어 많이 아쉽습니다. 소분판매는 상대적으로 복잡하기 때문에 많은 약사님들이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개별 포장으로 나온다면 보다 많은 약사님들이 사용할 수 있을 텐데, 아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소트레티노인 보다 안전하고 효과도 좋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시호청간탕
시호, 황금, 생지황, 목단피 각2.4g, 승마2.4, 황련, 치자 각2.1g 천궁1.8g 감초 1.5g
시호청간탕은 열을 내리고 흥분된 교감신경을 안정시키며 염증 증상을 없애는 약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사춘기의 심한 여드름에도 효과가 있지만 스트레스로 인해 생긴 여드름에 특히 효과가 좋은 것 같습니다.

※배농산급탕
※형개연교탕
길경9g, 감초 6g, 대조 8g, 작약3g, 생강 3g, 지실 3g
배농산급탕은 배농산(지실, 작약 각 5g, 길경 2g)에 배농탕 (감초6g, 길경 9g, 생강 3g, 대추 8g) 을 합방한 것으로 급성염증에는 아무 때나 쓸 수 있도록 배려한 처방입니다. 배농산은 증상이 국소에만 한정되어 화농침윤되면서 아직 파열되지 않았거나 궤양이 생기지 않았을때 쓰며, 배농탕은 화농증에 쓰지만 환부는 그렇게 부어오르지 않으면서 약간 열이 있고 발적할 때 쓰는데 배농산급탕은 이 두 가지 증상이 모두 있을 때 사용합니다.5)
이외에 필자가 많이 사용하는 제품으로는 멜라클리어 제제와 엘시스틴, 형개연교탕도 있습니다. 경험적으로는 엘시스틴과 비타민B,C 복합제를 고단위로 주면 여드름 상처의 회복과 치료기간 단축에 많은 도움이 되는데, 이번에 글을 쓰면서 확인해본 결과 충분한 근거가 없는 것 같아서 소개하지는 않았습니다.
형개연교탕은 단일제품으로 많이 나오기 때문에 많이 응용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형개연교탕
당귀, 천궁, 작약, 형개, 황련, 황금, 황백, 치자, 연교, 방풍, 감초, 박하엽, 숙지황, 지각 각3g, 시호4g 백지, 길경 5g
각종 열성 염증성 질환에 쓸 수 있습니다. 해독증체질 또는 선병성 체질을 개선합니다. 유년기의 시호청간산증이 청년기가 되면 형개연교탕증이 됩니다.6)

형개연교탕도 청소년기의 여드름 중 화농성 여드름에 쓰면 효과를 좋은 약품입니다. 병원에서 항생요법으로 여드름을 치료받고 있는 환자에게 병용할 것을 추천하거나, 단일로 추천하셔도 좋을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필자는 형개연교탕과 비타민B,C 복합제를 화농성 여드름에 많이 추천하고 있습니다.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속상한 이야기를 하자면 2000년대 중 후반 약국매출에 큰 도움을 주던 멜라클리어가 멜라클리어 플러스란 이름으로 의약외품으로 약국 외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많은 좋은 제품들이 약국에서 외면 받고 약국 외 시장으로 나가게 될까 걱정이 앞섭니다.
 

정리
 여드름은 사춘기가 오는 청소년들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통과의례 같은 질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약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의 폭이 그다지 넓어 보이지 않습니다. 쉽게 사용했고 상대적으로 부작용도 적었던 클린다마이신류의 제품들이 전문의약품으로 바뀌었고 그 대신으로 많이 접하고 있는 benzoyl peroxide제품은 상대적으로 사용하기가 까다로워 보입니다.

멜라클리어, 하이치올씨와 같은 제품들이 과거와 같이 약국에서 다빈도로 취급되지도 않고, 멜라클리어 같은 경우는 멜라클리어플러스(의약외품)란 이름으로 인터넷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파워 블로거들이 제공하는 정보는 너무나 전문적이어서 오히려 약사들이 배워야 될 때도 있을 정도입니다.

건기식 형태로 외국의 여드름 제품이 물밀듯 들어오고, 여드름용 화장품이 좋기는 하지만 약국 시장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래 저래 약국은 여드름의 전문가가 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하지만 약국에서 약사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환자에게 접근한다면 약사가 또다시 여드름 시장에 있어서 강자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여드름의 생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이고, 그 다음으로 할 일은 여드름의 진행단계별 적합한 약물과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약국에 환자가 왔을 때 ①구진 ②농포 ③결절 ④낭포 형태의 여드름으로 구분을 한 뒤에 구진성 여드름이라면 면포억제성 세안제와 각질용해의 기능이 있는 제품을 추천하면 좋고 농포성 이후의 화농단계의 여드름일 경우라면 피부의 산화를 막기 위해 비타민C와 비타민 B군이 함유되어 있는 일반의약품과 생약을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여드름으로 오인할 수 있는 주사, 구주위염,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인한 여드름 임신성 여드름 등을 미리 숙지하고 있어서 환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다면 환자의 신뢰를 얻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약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여드름 제품이 아직 충분히 많이 있습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약국 여드름 제품 라인을 정비하고 환자들에게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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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unity pharmacy

2) 피부질환의 일차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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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洋韓防 임상약학 김길춘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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