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검증 치료와 민간요법 넘쳐나 환자 고통 오히려 증가
가이드라인 개정, 공개강좌, 소책자 출간 등 ‘교육’ 중점

박천욱 회장
아토피 피부염은 음식이나 공기를 통해 체내에 들어온 물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피부의 특정 부위에 반복적으로 습진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최근 건보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아토피 환자 중 증상이 심한 입원 환자가 늘고 있고 성인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대표적인 현대인의 질병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는 박천욱 회장(한림대학교강남성신병원 피부과)은 “아토피의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여전히 많은 수의 환자들이 전문의가 아닌 한의사를 찾고 있다”며 “환자들을 위한 교육과 더불어 일반 개원의들의 적극적인 학회 참여가 절실하다”고 말한다.

국내 최초 아토피 가이드라인 개정 착수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는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진료와 임상 및 기초연구에 관심을 가진 피부과 의사들을 주축으로, 2000년 4월 27일 제52차 대한피부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아토피피 피부염 심포지엄을 주최한 이래 같은 해 7월 8일 창립총회 및 제1회 학술대회를 열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는 374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5월 영국에서 개최된 세계적인 아토피피부염 학회인 International symposium on atopic dermatitis (ISAD)에 영국 다음으로 참석 회원 수가 많을 정도로 열정을 보이고 있다. 박천욱 회장은 지난해 연말부터 6대 회장을 맡아 왕성한 활동을 펴고 있다.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의 가장 큰 업적은 국내 최초로 ‘한국인의 아토피 피부염 진단 및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그동안 통일되지 않았던 아토피 피부염의 진단 및 치료의 지침을 세웠다는 것이다.

2005년에 발표된 한국인 아토피피부염의 진단 기준은 가려움증, 특징적인 병터의 형태와 분포, 다른 아
토피질환의 병력 혹은 가족력 등의 세 가지로 구성된 주진단과 건조증, 백색잔비늘증, 눈꺼풀피부염 및 눈 주위의 어두운 피부, 귀 주위 습진병터, 입술염, 손·발의 비특이적 피부염, 두피의 비늘, 모공 주위 피부의 두드러짐, 유두습진, 땀이 날 때 가려움증 동반, 백색피부그림증, 즉시형 피부반응 양성반응, 높은 혈청 IgE, 피부감염에 대한 감수성 등의 14가지의 부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가이드라인은 올해 박 회장 집행부에 의해 다시 한 번 업그레이드된다. 기존의 가이드라인이 진료 시 적용하기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암기하기에도 버거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아토피피부염은 만성 습진 질환으로 가이드라인 제정 이후 다양한 치료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다”며 “아토피피부염 진료를 보는 선생님들께 최신 지견을 반영한 국내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한다.

홈페이지 개편하고 공개강좌 늘려 ‘교육’ 주력
이밖에도 올해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는 대국민 홍보를 통한 ‘아토피 바로 알기’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은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정보는 넘쳐나지만 잘못된 정보로 고통 받는 사람들 역시 많아지고 있다”며 “환자들이 의사를 신뢰하고 올바른 정보를 전달받아 적합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한다.

그 첫 번째 행보는 올해 초 이뤄진 학회 홈페이지 개편과 네이버 카페 개설이다. 박 회장은 환자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의학적 지식을 나누고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어 홈페이지를 개편했다고 설명하고 특히 이번에 개설한 네이버 카페는 모바일로도 접속이 가능해 환자들이 보다 쉽게 질환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또한 현재 부산, 대구, 광주에서 열리고 있는 아토피피부염 학교 및 공개강좌를 서울까지 확대해 더 많은 환자들을 만날 계획이다. 지난 7월 2일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아토피피부염 바로알기 무료강좌’가 그 첫 단추이다.

총 2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는 강좌 외에도 아토피피부염을 유발시킬 수 있는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파악하기 위한 피부반응 검사가 무료로 진행되었으며 아토피피부염 바로 알기 퀴즈 등을 통해 환자들의 흥미를 끌어냈다.

공개강좌와 더불어 환자들이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교육용 소책자도 제작 단계에 있다. 박 회장은 “교육용 소책자를 학교 및 병원에 배포함으로써 일상생활에서의 피부 관리에 대해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다.

TPE 프로그램 통해 생활습관 개선 앞장
박 회장은 무엇보다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 6월 한국에 진출한 피에르파브르 아토피 재단과 TPE프로그램을 협력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만성 질환인 아토피피부염의 치료에 약물뿐 아니라 생활습관 개선과 가정에서의 관리를 교육하는데 목적을 두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구체적으로는 아토피피부염 환자 및 가족을 대상으로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개선을 위한 홈케어 방법, 놀이 치료, 심리 상담, 영양 상담 등을 포함하는 교육이 진행된다. 환자들의 심리적 스트레스를 줄이고 병원 치료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면서 치료 효과를 높이는 방법인 셈이다.

박 회장은 “아토피피부염은 질환의 특성상 호전과 악화를 반복해 환자들에게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고통을 초래하게 된다”며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전문의가 아닌 한의사나 민간요법 등을 신뢰하는 것을 볼 때 올바른 교육과 활발한 임상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그는 “앞서 말한 진단 및 치료 가이드라인의 개정, 대국민 홍보, 소책자 발간, 공개강좌 등 최대한 다양한 방법으로 이 목표를 실현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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