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시비 휘말리지 말고 흥정도 피해야
카드 소액결제는 넓은 아량으로 승인

오늘은 어떤 인사로 약국을 시작했는가?

고객이 오는 곳은 어디나 아침 첫 고객을 상대한 것으로 하루 일진을 점친다.

약국도 마찬가지다.

약사님 저 생리통이 있어서 배가 많이 아파요. 약 좀 주세요.”

게보린 하나 주세요. 이거 생리통에 먹는 거 맞죠?”

두 고객을 맞는 약국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약국에 들어서는 환자의 입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밤새 생리통으로 잠 한숨 못자고 약국으로 들어올 때

반갑습니다. 어서 오세요.”라는 따뜻한 응대를 하는 약국도 있고

뭐 필요하세요?”라고 무심한 응대를 하는 약국도 있다면

이러한 다른 응대를 받는 환자 역시 다른 입장을 보일 것이다.

우리가 하는 인사는 만사이다. 말을 잘하면 천냥 빚도 갚는다고 한다.

우리가 솔의 톤으로 인사를 얼마나 잘하는가가 만 가지 일을 풀어주는 키 포인트이다.

시간에 따라 인사말이 달라져야 하고 환자에 따라서도 다른 인사를 해야 한다.

인사를 열심히 하는 것이 약국이 해야 할 일이라면 이러한 약국은 환자와의 트러블이 없고 환자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없을까?

 

다른 관점에서 한번 살펴보자

약국은 3종류의 고객이 있다.

본인이 아파서 처방전에 의해서 약을 짓거나 일반의약품을 구매하는 고객, 다른 사람의 약을 대신 사거나 미리 사는 고객, 약 이외의 것을 구입하는 고객으로 나눌 수 있다. 물론 아파서 약을 사러 온 고객이 제일 많을 것이다.

이렇게 아주 이질적인 고객층으로 구성이 되어있기 때문에 약국에서의 응대가 어렵고 매뉴얼화하기가 어렵다.

본인이 아파서 온 경우라면 위에서 제시한 예처럼 따뜻한 응대가 꼭 필요하겠지만 대신 구입하러 왔거나 약 이외의 것을 구입하러 온 고객에게는 지나친 응대로 느껴질 것이다. 이럴 땐 상대방의 싸늘한 반응에 약사가 상처를 입게 된다.

또한 사소한 약값 차이에 고개를 돌리고 나가는 고객에 의해서도 약사는 상처를 입는다.

약국 역시 서비스 감정노동자이기 때문이다.

 

약국은 항상 고객만족을 높이기 위해서 노력한다.

약국이 고객에게 할 수 있는 서비스는 매장을 깨끗이 정리하고 제품을 다양하게 구비하며 고객이 들어왔을 때 인사를 열심히 하고 각 고객에 맞추어서 세심한 디테일에 신경을 쓰며 고객의 말을 최대한 경청한다.

그럼에도 이마트나 홈플러스등 소비의 대세가 된 매장들의 지나친 고객편의서비스를 따라가기 쉽지 않고 이러한 실정으로 약국으로 오는 고객은 점점 까다로와지고 단골고객 역시도 가끔 블랙컨슈머로 돌변하기도 한다.

약국으로 들어오는 고객은 십 원부터 백만 원까지 본인의 격을 가지고 들어온다.

 

.우리가 느끼는 블랙컨슈머는 어떠한 유형이 있을까?

 

1. 판매 가격으로 시비를 거는 고객유형

- 아 이 약국은 왜 이리 비싸요?

- 옆집보다 하나하나 안 비싼게 없네.

- 다른 약국에서는 이 약 ○○원 받는데 이거 너무 한 거 아이가. 이래서 시내로 나가서 사야 되는 건데. 그냥 약값을 좀 깎아 줘요. 내가 단골 할 게.

- 아이참 너무하네. 아무도 보는 사람 없는데 그냥 깎아주지. 왜 이리 빡빡해?

가격시비에 걸리는 품목은 카드 수수료 정도 남는 약일 텐데 정말 고객들이 너무한 걸까. 싸게 파는 시내 약국이 문제일까?

 

2. 과음한 고객유형

좀 과하게 음주를 한 이후 약국을 방문한 경우도 문제가 된다. 통제가 잘 안되는 상태라 목소리가 높기 마련이고 필요한 약품이 쉽게 기억이 나지 않고, 금방 약국을 나가지 않아 특히 여약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불편함을 겪게 된다.

사소한 것에도 시비를 잘 걸기 때문에 절대 구매를 재촉하거나 큰 소리를 내지 말고 다른 고객을 먼저 상대한다.

판매가격이 문제가 되면 크게 가격 차이가 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받는다.

 

3. 1년에 한 번도 잘 안오면서 약국 생기기전부터 단골이라고 우기는 사람

오거리약국이 생긴지 15년인데 20년 전부터 단골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이 약국에서 얼마나 영양제를 많이 샀는데.”라는데 얼굴이 낯설다.

우리약국의 단골고객은 절대 약사에게 단골이라고 서비스를 요구하지 않는다.

가격이나 다른 서비스에서 섭섭하면 다른 약국을 이용할 뿐이다.

이러한 진성단골을 잘 대접해야 다른 고객과 다툼이 생겼을 때 쉽게 해결이 된다.

 

4. 다른 약국에서 산 약을 우리 약국에서 샀다고 우기면서 꼭 같은 약을 달라고 말하는데 본인은 이 약국 단골이라고 함

다른 약국에서 산 약을 똑같은 제약회사의 약으로 달라고 우기는 환자는 일단 기다리게 한다. 우선 다른 고객을 먼저 처리하고 차근차근히 설명을 한다.

만일 다른 회사의 약을 먹고 싶지 않으면 원래 구입했던 약국으로 약을 구입하러 갈 것이고 우리약국에서 먹고 싶은 사람은 기다렸다가 약을 구매할 것이다.

약에 표기된 성분을 짚어주면서 약 내용이 꼭 같아요. 잘 나을거니까 걱정마시고 드시고요 푹 쉬는 거 잊지마세요.”라고 한마디 덧붙인다.

 

5. 늦게 와서 큰소리로 자기 약 먼저 안준다고 자꾸 외치는 유형

주로 박카스, 까스활명수, 판피린, 판콜, 겔포스 등 지명구매품목을 구입하는 고객들이다. 약국의 경영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과감히 포기해도 된다. 지금 당장 상담하고 있는 고객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6. 버스 환승해야 한다고 얼른 약 달라고 하는 유형

환승시간을 얘기하거나 주차금지구역에 차를 댔다고 빨리 달라고 하는 경우는 마트에서 생필품 구매하는 고객에 준해서 얘기를 하는 게 편하다.

굳이 복약지도를 하겠다고 들면 ! 바빠요. 됐어요...”라는 응대에 마음 상하기 마련이다.

 

7. 박카스 한 병 사고 카드 긋는 유형

카드 소액결재는 시대의 대세이다. 카드만 들고 다니는 카드족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넓은 아량으로 카드 결제를 반기면 고객에게 다음번 약국 영양제를 살 기회를 영원히 제공하는 것이다. 카드로 사기 때문에 필요불급한 제품을 같이 사거나 많은 양을 사는 경우도 많다.

 

8. 본인의 의사로 지명 구매한 다음날 겉포장을 훼손한 채 원한 약이 아니었다고 무조건 교환이나 환불을 원하는 유형(약국에서 이마트의 서비스를 원함)

 

자주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유형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

우선 100% 환불은 해야겠지만 카드로 구매했다면 카드취소를 현금으로 구매하고 현금영수증을 받아갔다면 현금영수증 취소를 반드시 하도록 한다.

그리고 본인의 의사에 의해서 구매한 경우 포장을 훼손하면 다음번에는 반품을 할 수 없음을 주지시킨다.

물론 약국마다 생각은 다를 것이다.

반품을 친절히 하면 다른 약 구매가 느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약사의 감정소비를 생각한다면 자주 환불을 요구하는 환자는 끊어내는 것이 현명하다.

 

9. 본인이 지난번 구매한 약에 대해 정확히 모르면서 무조건 찾아내라고 우기는 유형

-약의 이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어디가 아파서 먹었는지도 정확히 표현하지 못한다.

우선 고객을 기다리게 하고 다른 환자를 모두 처리한다. 그 사이에 고객이 기억을 하기도 하고 단서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거 맞아요? 저건가요?” 하고 약을 모두 꺼내서 시간을 끌게 되면 일이 꼬이는 경우가 있다.

 

10. 약을 봉투에 담았는데 무조건 검은 봉지 없어요?를 외치는 유형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약사를 피곤하게 하는 유형이다. 검은 봉지를 따로 구비하여 고객이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편하다.

 

이러한 진상환자를 약국에서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

1. 판매가격 시비에 휘말리지 말고 판매가격을 흥정하지 않는다.

판매가격에서 중심을 잡지 않으면 약국을 하는 것이 큰 스트레스 요인이 된다.

최근 약사공론 약공TV에 오원식 약사님의 가격시비에 대한 본인의 노하우를 올려놓은 코너가 있다. 참고할 만하다.

판매가격을 시내가격에 맞추는 방법과 가격을 적절히 책정해서 원하는 고객에게 파는 방법 중 한 가지를 결정하고 절대 고객과 판매가격을 흥정하지 않는다.

 

2. 술 먹고 들어오는 사람은 시비 걸리지 않게 필요한 것만 얼른 준다.

절대 간섭하지 말고 거꾸로 고객이 시비를 걸어도 다른 일을 하면서 엮이지 않는다.

 

3. 단골이라고 말하면

아예~~로 가볍게 대답하고 무시한다.

 

4. 억지로 약을 달라고 우기는 경우에는

기다리게 하고 다른 고객들을 우선 처리한다.

 

5. 늦게 와서 큰소리로 약을 달라고 우기는 경우에는

대부분 판피린, 판콜, 박카스 등이 대부분이므로 고객이 돌아나가도 된다는 배짱을 가지고 고객을 대하자.

 

6.카드 시비에 휘말리면 국세청 고발 등 원치 않은 일이 벌어지기 쉬우므로

카드는 넓은 아량으로 받아준다.

 

7. 가격 시비를 막는 또 한가지 중요한 습관이 있다.

항상 돈을 주고받을 때는 복명복창을 한다.

- 약값은 ○○○입니다.

- ♤♤원 받았습니다.

- △△원 드리겠습니다.

일본의 경우는 고객이 돈을 트레이 위에 내면 결재가 끝날 때 까지 고객이 낸 돈을 고객이 보는 앞에서 가져가지 않는다.

 

. 약국의 경쟁상대는 옆의 약국만인가

우리가 즐겨보는 약국관련매체를 보고 있으면 이웃 약국과의 고소고발 사건이 종종 올라온다. 과연 우리의 경쟁상대는 옆에 있는 약국만일까? 옆의 약국과의 경쟁에서 이겨서 옆의 약국만 폐업하면 우리 약국이 승승장구할 것인가 하는 것을 한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1. 카드와의 전쟁

 

2. 홈쇼핑, 마트, 시내 약국과의 가격전쟁

홈쇼핑이나 마트 내 건강기능식품과의 가격전쟁은 우리약국제품과 상대제품을 정확히 알고 비교 분석함으로써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시내약국과의 가격은 중심을 잡고 고객을 응대한다.

3. 진상환자와의 전쟁

 

4. TV프로그램, 네 박사와의 정보전쟁

지금도 많은 건강정보프로그램이 종편채널을 통해서 방영되고 있고 그 중 얼마 전에는 약사의 직능을 폄하하는 프로그램도 방영된 적이 있다.

그동안은 TV프로그램에서 논하는 각종 제품이 약국에서 구매수요를 일으키는 선기능의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나쁜 영향을 직접 미치는 경우도 있다.

평소 약국에서 약사와 고객의 관계가 좋다면 이러한 악영향도 극복가능하다,

 

5. 익명의 환자와의 전화전쟁

- 무조건 하나 물어봅시다로 시작하는 전화가 많이 온다.

이러한 전화는 약사 앞에 먼저 상대하던 고객이 있다하더라도 상대방에게는 보이지 않으니 자기가 말하고 싶은 만큼 말하고 끊는 경우가 많다. 혹시 조금이라도 대답이 미진하거나 성급히 끊게 되면 참 불친절하네라는 말로 감정을 상하게 한다.

어떤 경우에도 지금 약사의 앞에 있는 고객을 우선해서 대응하는 것이 좋다.

- 전화로 가격 문의: 전화로 가격시비를 겪으면 감정을 많이 상하게 되므로 여러 상황을 준비

a.가격을 전화상 얘기하는 것은 약사법상 고객유인행위에 해당되어서 얘기해 드릴 수 없다. b.해당되는 제품 종류가 많아서 직접 오셔서 보시고 결정하라고 얘기한다.

c. 심부름 보낼 예정이라는 문의에는 만원가져오시면 남습니다 등 넓게 얘기한다.

- 전화로 제품 문의

하나 물어봅시다로 시작되는 전화의 내용은 상상이상이다. 아래는 대표적 몇 상황이다.

a.전날 TV프로그램에서 방영되었던 제품에 대한 문의

b.처방전 없이 전문의약품을 살 수 있는지를 물음: 사후피임약, 혈압?당뇨약 빌리자는 경우

c.직접 대면해서 묻기 힘든 내용;남성의 임질이나 매독

d.질환으로 방문할 병원 문의

- 전화로 처방되었던 약 문의

처방되었던 약에 대한 부작용 문의나 먹는 용법, 대증요법 지시 등 급하지만 시간이 걸리는 용무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우선은 전화 온 고객을 잠시 기다리게 하고 약국에서 먼저 응대하던 고객을 우선 처리한다.

이후 전화로 환자의 정보를 확인하는데 개인정보처리법에 의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가 있으므로 주민번호나 의료보험가입자를 확인함으로써 환자 본인임을 확인한다.

.병원에서 환자의 처방내역을 알기 원하는 경우

환자본인과의 통화를 통해서 개인정보를 알려도 되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조제출력창에서 조제기록부를 출력하여 병원에 팩스를 넣는 것이 제일 정확하다. 만일 종합병원이라면 담당과의 담당직원 이름을 받아서 그 앞으로 팩스를 넣어준다.

의사 본인이 전화한 경우에는 적절히 대응을 하도록 한다.

.환자가 지어간 약에 대해서 알기를 원하는 경우

우선 잠시 기다려주십시오.”라는 말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

조제 화면창을 열어놓고 환자는 약 봉투를 확인하도록 하여서 설명을 시작한다.

조제하는 방법의 문제로 환자가 이해를 잘 못하는 경우나 처방전 상에 다른 지시사항이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실제로는 직접 처방전을 찾아서 응대하는 쪽이 좋다.

설명을 해도 이해를 잘 못하면 저녁에 대처할 사항만 말해준 이후 다음날 다시 약국을 방문하도록 지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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