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 위가 아프면 ‘소화 불량’, 등까지 통증 퍼지면 ‘담낭염’
니트로글리세린 혀 밑에 넣으면 심근허혈 가능성 확인 가능

 

 

 

 

 

 

 

 

 

사례1) 환자가 복통을 호소합니다. 아랫배가 당기고 아프다고 합니다. 통증이 어떻게 진행되는가를 물어보니, 오른쪽 아랫배에서 시작된 통증이 배꼽 쪽으로 이동한다고 말을 합니다.

 

사례2) 우측 늑골 밑이 경련이 나는 것과 같이 아파서 밤새 잠을 자지 못했다고 합니다. 60대 여성으로 통증이 심해서 허리를 잘 펴지도 못합니다. 등까지 통증이 퍼진다고 합니다.

 

사례3) 가슴이 답답함을 호소하는 여성이 왼쪽 어깨까지 저리다고 합니다. 평소에 혈압과 당뇨를 앓고 있는 60대 다소 비만한 여성입니다.

 

사례4) 20대 초반에 생리통이 사라졌던 여성이 30이 넘어서 생리통이 다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앞서 소개된 사례들은 일상적으로 약국에서 접할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복통은 복통인데, 각각 다른 질환을 예상할 수 있는 복통들입니다.


복통은 약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질병의 유형입니다. 일차적으로는 소화불량과 위염에서 담석증과 담낭염으로 인한 통증, 위십이지장 궤양, 충수돌기염, 신장통, 심근허혈로 인한 통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복통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적당히 진경제나 진통제만 주고 환자를 돌려보내기에는 찝찝한 부분이 있는 질환들입니다. 하지만 복통에 대해 약국에서 선택할 수 있는 약과 상담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각 복통이 가지고 있는 나름의 특징들이 존재하고 있어서, 환자가 말하는 복통을 통해 질환을 어느 정도는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 통증을 확인함으로써 환자가 보다 정확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가이드 해 주는 것 역시 약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한된 정보를 분석해서 복통의 원인을 예측해 보는 것은 나름 재미있는 과정입니다.


이번호에서는 약국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복통의 유형을 정리해 봄으로써 상담 시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을 고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소화불량, 위염
소화불량 환자들은 배꼽 윗부분에 불쾌함을 호소합니다. 트림, 속 쓰림, 방귀 등의 증상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고 제산제를 복용하면 증상이 완화됩니다. 구역 구토까지 진행되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 소화효소와 제산제가 포함된 제품을 추천하면 좋아집니다.


소식할 것을 추천하고, 자극적인 음식이나 카페인 단 음식 등이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피할 것을 권하는 것이 좋습니다.

 

2. 급성 담낭염과 담석증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빈발하며 나이가 들수록 발병 빈도가 높습니다.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발생하기 쉬우므로 통증이 발생하기 전에 기름기 많은 음식을 먹었는가를 확인 하는 것도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통증은 우상복부에서 발생하며 경련성 통증이고 간혹 열이 나기도 합니다.


진경제나 사역산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으나, 가능하면 병원검사를 추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판단함에 있어 그 통증의 위치(우상복부)가 중요하며, 통증이 극심하고 지속적이며 오른쪽 등까지 통증이 퍼진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습니다. 담낭 내에 합병증이 생기지 않는 한 발열과 오한은 보이지 않습니다.

 

3. 궤양
위궤양과 십이지장 궤양이 있는데, 30~50대 성인 남성에게서 호발 합니다.


통증은 대개 심와부에 위치하고 있고 음식이나 제산제로 호전됩니다. 타는 듯한, 갉는 듯한, 배고픈 성격의 통증으로 표현됩니다. 경과는 대개 만성 재발성이고 약 반수의 환자에서만 특징적 증상을 호소합니다.


위궤양의 증상은 흔히 일정하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십이지장 궤양의 통증은 일정한 양상을 보이는데 통증은 아침 기상 시에는 없다가 늦은 아침에 생기고 음식 섭취로 호전되었다가 식후 2~3시간 지나서 다시 나타납니다. 밤잠을 깨울 정도의 통증도 흔하며, 이는 십이지장궤양의 가능성을 높게 시사합니다.
NSAID와 카페인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고 제산제의 보충은 증상을 완화시킵니다.

 

4. 췌장염
췌장염의 통증은 상복부에 갑작스레 발생하는 통증으로 환자의 반수에서 통증이 등 쪽으로 방사되어 나갑니다. 구토가 수반되기도 하고 호흡을 몰아쉽니다. 또한 구토를 한다고 통증이 완화되지 않는 특징을 보입니다.


급성췌장염은 장기간에 걸친 음주경력을 보이는 환자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통증은 시작 후 몇 분 이내에 최고조에 달하며 몇 시간에서 며칠에 걸쳐 통증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앉아 있거나 앞으로 구부린 자세가 통증을 줄일 수 있으나 기침, 격렬한 운동, 심호흡 등은 통증을 악화시킵니다.

 

5. 신장통(Kidney pain)
신장통증은 보통 옆구리나 12번째 늑골과 정골 능선(iliac crest) 사이의 등 쪽에서 느껴지는데, 가끔 명치 쪽으로 퍼지기도 합니다.


통증에 민감한 신장의 피막이 신장되는 것이 통증의 원인으로 여겨지는데, 신우신염, 급성 사구체신염, 급성 요관 폐쇄 등과 같은 신실질의 부종을 초래하는 질환 시 신통증이 올 수 있습니다.


가끔 12번째 늑골과 요추 사이에 형성된 늑골 척추각 부위에서 신장의 심한 압통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신우나 요관의 염증이나 갑작스런 팽창은 옆구리 또는 늑골하부에 통증을 초래할 수 있는데, 이들은 동축의 장골와(iliac fossa)로 전파될 수 있고, 가끔 상부 대퇴부, 고환 또는 여성 생식기의 음순으로 퍼집니다.


통증은 보통 간헐적이지만 심한 통증 사이에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통증이 등에서 시작되어 사타구니 쪽으로 번지는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6. 심근허혈(협심증, 심근경색)
협심증과 심근경색은 흉통을 초래하는데, 초기에는 소화불량으로 인한 상복부의 통증과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심근허혈로 인한 통증은 목, 턱, 왼팔의 안쪽으로 퍼져나갑니다. 심첨 부위가 불편한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이 아프다고 정확하게 지적하거나 타는 듯한 또는 예리한 통증을 호소할 때는 오히려 협심증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협심증의 통증은 격심한 활동에 의해 촉진되고, 휴식을 취한 지 몇 분 후에 진정됩니다. 


환자는 안색이 창백하고 무력감과 빈맥 증상을 보입니다. 정확한 확인을 위해서는 니트로글리세린 처방의약품을 혀 밑에 넣고 관찰해야 합니다.

 

7. 대상포진
대상포진과 관련된 통증은 대개 포진 발생 후에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발진 이전에 통증이 수반되기도 합니다. 위치에 따라서 흉통일 경우 협심증과 혼동될 수도 우측 하복부의 통증일 경우 충수염과 혼동될 수도 있습니다.


통증은 일반적으로 피부발진보다 4~5일 선행하는데 감각이상, 압통, 동통이 경도에서 심한 정도까지 흔하게 나타나며 신평분포를 따라 전신적으로 또는 신경에 국한되기도 하며 전달통으로 나타납니다. 피부의 병변은 나타나지 않고 신경 침범만 발생될 수 있습니다.


동통은 30세 이하에서는 없거나 경미하며 특히 60세 이상의 노인에서 볼 수 있는 만성기의 PHN(포진후 신경통)의 증상은 피부병변 소실 후 수 주에서 수년간 지속될 수 있습니다.

 

8. 과민성 대장증후군
과민성 장 증후군은 10대, 20대에 발생하며, 불규칙적으로 증상이 재발합니다. 만년에 발생되는 경우는 드물고, 대개 증상은 각성 상태의 환자에서 발생되며 수면 상태의 환자를 깨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증상은 스트레스 혹은 음식물 섭취로부터 시작될 수 있습니다.


과민성 장 증후군의 특징을 보면 배변 후 통증의 감소, 배변 습관의 변화, 복부 팽만, 대변내의 점액, 배변 후에도 완전하지 못한 배변 느낌 등입니다. 더 많은 증상을 가지고 있으면 있을수록 환자가 과민성 장 증후군일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9. 충수염
급성 충수염의 50%에서만 특징적인 증상과 징후가 보입니다.


특징적인 소견은 상복부 혹은 배꼽 주위의 갑작스런 복통이 있은 후 짧은 오심과 구토가 있고 수 시간 후 우하복부로 통증이 이동됩니다. 그리고 우하복부의 압통과 반사통, 기침시 국한된 통증과 미열(37.7~38.3°C), 백혈구 증가가 충수염의 특징입니다.


특징적인 우하복부 압통은 맥버니점(McBurney's point)에 있습니다. 로브싱 징후(Rovsing's sign)(좌하복부를 촉진 시 우하복부에서 통증을 느끼는 것)가 있을 때는 충수염의 가능성을 생각하고, 요근징후(psoas sing)(우측 고관절을 수동적으로 펼 때, 장요근이 펴짐으로 인한 통증의 증가) 혹은 내전근(adductor)통증(대퇴부를 굴곡시킨 상태에서 내회전시 유발되는 통증)은 충수의 해부학적 위치와 염증 과정이 진행되었음을 나타냅니다.


몸을 움직이면 통증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고, 구토가 동반될 수 있습니다. 젊은 남성에게서 자주 발생합니다.

 

10. 자궁내막증
임상 증상은 골반통, 골반내 종괴, 월경의 변화 그리고 불임입니다. 경도의 자궁내막증을 가진 여성이 참을 수 없는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고, 매우 심한 자궁내막증을 가진 여성이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년간 월경통이 없다가 월경 전이나 월경 중에 생기는 골반통과 성교통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 월경통은 진단에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병변이 대장이나 방광에 있는 경우에는 배변 중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고 복부팽만, 생리 중 항문 출혈, 배뇨 중 치골 상부 동통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난소나 자궁부속기에 이식된 자궁내막 조직은 자궁내막종이나 자궁 부속기 유착을 유발하여 골반내 종괴를 형성합니다. 간혹 자궁내막종에서 유출이나 파열이 생기면 급성 복통을 일으킵니다. 등과 허벅지까지 연관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약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복통의 몇 가지 유형에 대해 정리해 봤습니다. 물론 보다 전문적으로 들어간다면 몇 가지 더 추가해야 하겠지만 우선은 약국에서 접할 수 있는 질환에 대해서만 간단히 알아봤습니다.


단순한 경험이나 상식만을 가지고 복통을 살피기에는 복통은 종류도 많고 그렇게 단순하지도 않습니다. 또한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쳤을 경우에 돌이키기 어려운 상태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약사들이 복통에 대해 전문적인 시각을 가져야 할 이유입니다.

 

약국은 환자들이 편하고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의료기관 중에 약국만큼 접근성이 용이한 기관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약국에서 정확한 질병에 대한 사전 정보를 제공하고 질병 치료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에서 약사들의 신뢰도는 더욱더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만 할 일들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고 준비하는 것이 다변화되는 의료시장에서 우리가 생존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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