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에 물혹 근종 두 가지 겹쳐 있으면 조경종옥탕 사용
간단한 디스크 증상 작약감초와 소경활혈탕이 신속한 효과


 

 

 

 

 

 

 

한국신약에서 나오는 ‘콜펜에스’란 약이 있습니다. 아세트아미노펜150mg, 카페인 25mg, 에텐자미드 250mg, 감초가루 125mg, 작약가루 125mg의 조성으로 이루어진 약인데, 필자는 이 약을 견비통에는 순기신명환과 함께 쓰고 디스크 증상에는 소경활혈탕과 함께 쓰고 있습니다.1)
효과가 꽤나 좋습니다. 한방제품을 잘 모르는 약사님들도 이용해 보실 만합니다. 간단한 디스크 증상의 환자에게 작약감초와 소경활혈탕을 쓸 경우 신속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 약국에서 많이 응용해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루는 디스크가 심하다고 말하는 할머니에게 위 처방의 약을 판매했는데, 할머니가 효과를 많이 보셨는지 그때부터 그 가족들이 우리 약국의 단골이 된 사연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37세 여성으로 눈 밑에 다크써클이 매우 심한 여성이었습니다. 환자 모친이 앞서 소개된 디스크 환자로 약국약을 복용하고 효과를 본 경우라서 약국에 신뢰를 갖고 방문한 경우였습니다. 환자는 다크써클을 가진 일반적인 환자들과 같이 아랫배가 많이 차고 구취가 나는 소화기능 불량증이 있는 상태였습니다.
또한 소화기능과 더불어 생리불순이 동반된 빈혈증과 만성 두통 견비통을 동반한 상태였습니다.
자궁에 4cm의 근종이 있는 상태였는데, 결혼을 앞두고 있어서 수술을 받지 못하고 상태를 지켜보는 중이었고, 만성소화불량으로 소화제를 달고 사는 상태였습니다.


위의 환자는 처음에는 다크써클을 잡아달라고 온 경우입니다. 피부 톤이 매우 좋지 않고, 눈 밑에 심한 다크써클이 있는 상태라서 기본적으로 반하사심탕 증이 있는가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반하사심탕

반하12. 건강. 인삼. 감초. 대추. 황금 각 6. 황련 2

소양병증에 속하며 심하비, 심하비경, 오심, 구토, 복명 혹은 설사하고, 위내정수가 있는 자

 

필자는 반하사심탕을 여러 가지 목표점을 갖고 응용하는 편인데요, 빨대에 물을 가득 채우고 윗부분을 살짝 눌러주면 빨대 아래쪽으로 물이 새어나오지 않는 것처럼 소화기에 물이 차있는 상황을 상상하면 됩니다. 이 상태가 반하사심탕 증입니다. 속이 답답하고 메슥거리고 배에서 소리가 나고 화장실을 자주 다니게 되면서(화장실을 급하게 가지만 잠시 후 다시 변이 마려운 사람) 설사는 아니지만 푹 하고 퍼지는 변을 누는 사람, 자꾸 침을 뱉고 싶은 사람에게까지 반하사심탕을 응용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장에 물이 많은 사람에게 쓸 수 있는 약입니다. 반하사심탕은 또한 다크써클이 심한 사람에게도 응용할 경우에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환자와 상담을 계속 이어가다 보니 환자는 심한 변비와 두통 어지럼증 견비통도 호소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심하게 붓는다는 이야기도 하기에 반하사심탕에서 조경종옥탕으로 처방을 변경하기로 하였습니다.
조경종옥탕은 사물탕의 개념과 당귀작약산 계지복령환 온경탕의 합방과 같은 처방이기 때문에 부인과 질환이 심할 때 필자가 자주 사용하는 처방입니다. 조경종옥탕으로 처방을 전환했다면 환자에게 또 다른 증이 있지 않나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조경종옥탕의 주요 적응증인 수족냉증 하복냉 대하 근종의 유무 등을 확인해 보았는데, 환자는 나머지 증상도 정확하게 갖고 있었습니다.
자궁에 물혹이 있을 경우에 당귀작약산이 적당하고 근종이 있을 경우에 계지복령환이 적당한데, 요즘은 두 가지 증상이 겹쳐서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경종옥탕을 사용하는 게 임상적으로 좋은 경과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실제 임상에서도 조경종옥탕을 사용하여 근종을 없애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환자에게 있어서는 자궁적출을 비롯한 외과적 시술보다는 안전한 약물로 부작용 없이 혹을 제거할 수 있다면 무척 바람직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한 조경종옥탕의 작약은 변비에도 탁월한 효과를 갖고 있는데, 장 근육의 지나친 긴장을 완화시켜서 일차적으로 배설을 도와주므로 여성의 염증성 질환을 호전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2) 자궁에 4cm크기의 근종이 있어서 병원에서도 지속적으로 검사를 받고 있는 중이였기 때문에 환자에게 조경종옥탕은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당귀작약산

당귀 천궁 백출 작약 복령 택사

사물탕에 이뇨제가 첨가된 처방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당귀 천궁은 혈을 잘 돌게 하며 월경을 조절하고, 작약은 진경, 진통 작용을 돕고(작약감초탕과 같은 약은 작약과 감초만 가지고서도 웬만한 근이완제 보다 더 강력한 진통작용을 보입니다) 월경통을 치료합니다. 백출 복령 택사는 습열을 없애고 설사를 멎게 합니다.(백출 복령 택사는 대부분 함께 다니는 약으로 이수 이뇨에 많이 쓰는 본초입니다. 기억하시면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당귀작약산을 한약을 시작하는 약사님들이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의 생리에 관계된 질환에 있어 여성환자의 많은 수가 당귀작약산 증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깨가 뭉치고, 두통, 어지럼증이 수반되고 생리 전 즈음에 몸이 붓거나 평상시에도 아침에 잘 붓는 분들에게 당귀작약산을 판매하면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빈혈이 심한 여성에게도 철분과 같이 줄 경우 좋은 경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단 소화를 돕는 약이 없어서 가끔 소화장애를 호소하기도 합니다. 비타민씨 산이나 소화제와 함께 복용시켜도 됩니다.

 

온경탕

오수유 반하 맥문동 당귀 천궁 작약 인삼 계지 아교 목단피 생강 감초

궁귀교애탕의 부방으로 음혈을 없애고 기혈을 잘 돌게 하고 월경을 고르게 합니다. 맥문동 당귀 천궁 백작약 아교는 음혈을 보하고(피를 만드는 약(사물탕)에 지혈을 돕는 아교를 써서 피를 보충한다는 뜻) 월경을 고르게 하며 목단피 반하는 어혈과 담을 풀어주고 허열을 없앱니다.(목단피는 대황목단피탕, 청위산 등에서도 볼 수 있는 약인데, 어혈에 쓰는 약물입니다. 또한 반하는 반하사심탕, 반하후박탕 등에서도 볼 수 있는데, 담을 없애는 기능이 강해서 소화기능장애에 사용할 수 있는 약이기도 합니다. 온경탕증이 있는 사람의 소화기능 장애에 도움이 됩니다.) 오수유와 계지는 하초를 덥혀주고 피를 잘 돌게 합니다. (오수유는 당귀사역가오수유생강탕에도 대표약제로 사용되는데, 하복냉 등 한냉성 질환의 개선에 많이 중요한 약물입니다. 기억하시면 좋습니다. 계지는 혈관을 확장시켜 피의순환을 돕는데, 우리가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아서 혈관이 좁아졌을 때도 사용하는 약입니다. 그래서 계지를 사용하면 피가 잘 돌게 됩니다. ) 인삼은 원기를 보하고 감초는 약성을 조화시킵니다.

 

개인적으로는 온경탕을 많이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온경탕이 잘 쓸 경우 엄청나게 드라마틱한 효과를 볼 수 있는 약이기 때문입니다. 온경탕은 기본적으로 아랫배가 차고 입술이 건조하고 손발이 건조한 증상에 상열감 메슥거림이 수반되면 쓰는 약인데요, 이 온경탕을 잘 쓰면 생리불순 뿐만 아니라 생리불순에 수반된 아토피의 개선에도 뛰어난 효과를 보여줍니다. 한번은 국내 모 제약의 스테로이드 연고를 장기간 연용해서 사용하던 젊은 남성의(20대 중반) 구순건조와 손의 심한 습진에 온경탕을 주고 기가 막힌 효과를 본 적도 있습니다. 증만 정확하게 맞는다면 엄청난 효과를 볼 수 있는 처방입니다.

 

계지복령환

계지 목단피 도인 작약 복령

계지는 경맥을 잘 통하게 하고 어혈을 풀어주며 작약은 급박증상을 완해시키며 통증을 가라앉히고 도인은 목단피와 함께 어혈을 풀어주며 배꼽밑에 징을 풀어주고 복령은 담을 ?애서 이수시켜 줍니다.3)

 

계지복령환은 대표적인 구어혈제인데 좌소복급결이라 하여 배꼽 왼쪽 아래에 뭉친 어혈을 풀어주고 근종을 없애는데 좋습니다. 부인과 질환으로 약국에 들른 환자 중에 자궁에 혹이 있다 하여 산부인과에서 자궁을 들어내자고 한 경우라면, 자궁을 들어내거나 혹을 제거하는 외과적 수술 전에 한 번 권해줄만한 약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의학에선 여성의 자궁에 문제가 있다면 자궁의 전부 혹은 일부를 제거하는 쪽으로 쉽게 치료의 방향을 잡기도 하는데, 이것은 남성에게 있어 고환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고환을 잘라내는 것과 비슷한 경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궁이 아이를 임신할 때만 필요한 기관이 아닌 것은 현대 의학에서도 많이 인정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자궁을 걷어내고 난 후의 삶의 질을 생각했을 때 환자에게 수술을 하기 전에 다만 한 두 달이라도 계지복령환을 복용하도록 권할 수 있는 자신감이 우리 약사들에게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조경종옥탕

향부자 숙지황 당귀 오수유 천궁 목단피 현호색 진피 백작약 건강 백복령 육계 숙애 생강

 조경종옥탕은 심한 생리통에도 좋은 약이고, 여성의 불임에도 쓸 수 있는 약입니다. 하복냉을 개선시켜주고, 변비와 견비통에도 탁월한 작용을 가진 약입니다. 동료 약사님들이 관심을 가지고 많이 응용하시길 바라는 처방입니다.

 

여성의 생리불순은 크게 당귀작약산증과 온경탕증 계지복령환 증으로 나누어서 설명할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온경탕증과 계지복령환 당귀작약산의 증상을 모두 갖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꺼번에 해결 할 수 있는 조경종옥탕을 사용하는 것도 실패의 확률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당귀작약산이나 계지복령환을 사용할 경우 소화에 문제가 와서 환자가 약 복용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온경탕의 현호색 진피 등은 아주 효과가 좋은 소화제이기 때문에 비교적 부작용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처방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환자는 장의 상태가 많이 좋지 않고 만성적인 변비가 있으며 자궁에 근종까지 있으므로 장의 상태를 좋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장의 기능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유산균과 오메가-3의 보충이 적당합니다. 오메가-3는 염증성 대장질환, 크론병의 재발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요.4)
따라서 위의 환자에게는 조경종옥탕과 오메가-3, 유산균에 훼리친 철분을 추천하게 되었습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조경종옥탕은 1일 2회 복용하도록 되어있는데, 필자의 경우는 자궁근종이나 수종을 없애는 것이 임상적 목표일 경우엔 1일 3회씩 복용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경과는 1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서 확인할 수 있었는데, 환자가 약국에 내방했을 때 경과에 대해 물어보니 첫째 변비가 많이 개선되었고 소화불량과 더불어 하복냉, 수족냉, 생리시 덩어리진 생리혈과 더불어 구취도 많이 개선되었다고 합니다.
어깨 결림과 두통, 어지럼증이 사라졌고 눈 밑의 다크써클도 반 이상 줄어들었습니다. 환자에게 부인과 정기검진 시에 근종의 크기를 확인하고, 약국에 재방문해서 결과를 알려달라고 부탁한 상태입니다.
약국약으로 자궁의 혹을 제거한다고 하면 나이 드신 약사님들은 수긍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겠지만, 요즘세대 젊은 약사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경우도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약사들은 우리에게 갖춰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재료(한방제제, 일반약, 건기식)들을 가지고 다양한 질병의 관리에 깊게 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계지복령환 만으로도 충분히 근종을 줄여줄 수 있고, 당귀작약산으로도 조경종옥탕으로도 충분히 부인과 질환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적응증만은 잘 숙지하여서 정확하게 처방을 선택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각주)-----------------
 방제에서 사람으로, 윤영배
 아보도오루 면역혁명 부광출판사
 알기쉬운 약국의 한방 임상 도서출판 정담 약학박사 정동환 편저
 오메가뉴트리션 곽재욱 씀 신일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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