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면역과 새로운 면역, 자율신경과 면역의 상관관계 중요
면역체계 알아두면 만성 염증성 질환, 알레르기성 질환 응용

 

 

 

 

 

 

 

 

진화란 과정을 살펴보면 생명체는 변화하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그 환경에 가장 적합한 형태로 변화시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모두 다 살아남기 위함입니다. 진화는 언제나 생명 유지에 적합한 쪽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암과 자기면역 질환 등 현대 의학에서는 단지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설명만이 가능한 많은 질환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이런 질환이 진화의 최종태인 우리에게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혹 이런 질환도 진화의 과정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필연이었을까? 라는 의문이 생기기도 합니다. 오늘 공부할 아보 도우루 교수의 관점을 이해한다면 보다 많은 질환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역시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공부할 내용은 아보 교수의 체온면역 중에서 우리 약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는 낡은 면역과 새로운 면역, 자율신경과 면역의 상관관계에 대한 내용입니다.
백혈구는 과립구, 림프구, 마크로파지 세 가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과립구는 전체 백혈구 중 6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마크로파지에서 진화되어 탐식능력을 강화시켜서 세균처럼 입자가 큰 이물질을 처리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커다란 이물질을 통째로 삼켜서 소화효소와 활성산소를 사용하여 분해하지요. 하지만 몸 안에 침입해 들어오는 것은 세균처럼 큰 입자 외에도 바이러스, 리케치아, 세균이 분비한 독소, 꽃가루, 진드기의 사체 등 입자가 작은 물질도 있습니다. 그러한 경우는 잡아먹지 않고, 접착분자로 이물질을 붙잡는 형식으로 백혈구가 진화했는데, 이것이 림프구입니다. 이것이 나머지 면역의 35%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마크로파지가 담당합니다.

 

1. 과립구
과립구는 호중구, 호산구, 호염구로 나뉘는데 면역의 과정(여기서 제가 면역이라 말하는 것은 한 번 노출된 질환에 다시 걸리지 않는 일련의 면역반응을 말합니다)을 거치지 않고 세균과 직접적 충돌을 통한 화농성 염증을 일으켜 감염을 치유하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과립구는 면역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나타나기 때문에 여드름과 같은 상처는 한 번 아물었다고  해서 다시 재발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똑같은 부위에 똑같은 염증이 발생하기도 하죠. 식중독과 같은 질환도 과립구의 영역이기 때문에 면역이 생기는 일이 없습니다. 과립구는 마크로파지의 탐식능력을 물려받아서 세균(과립구 크기의 100분의 1정도)을 집어삼킨 후 소화효소와 활성산소로 세균을 파괴시킵니다. 과립구의 효소는 그랜자임(granzyme), 리소자임(lysozyme) 등 다양한데 이런 작은 분해효소가 작은 자루에 가득 차있기 때문에 과립구라고 불립니다. 우리 몸을 공격하는 가장 주된 물질은 세균이기 때문에 백혈구의 약 60%가 과립구인 것이며, 과립구는 세균의 침입과 더불어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분비가 됩니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 과립구도 동시에 분비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얼굴 등에 트러블이 발생하기도 하지요.

 

<김 약사의 생각>
과립구는 세균을 잡는 백혈구입니다. 화농을 유발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아드레날린의 영향을 받아 과립구가 증가한다고 합니다. 또한 수명이 며칠 되지 않아서 쉽게 과립을 쏟아내고 죽는다고 합니다. 화농성 여드름이 스트레스 탓이라고 할 근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심한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으면 몸에 여기저기 염증이 생길 것 같군요^^

 

2. 림프구
림프구는 과립구와 달리 마크로파지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물론 과립구도 마크로파지의 영향을 받지만, 림프구는 마크로파지의 지시가 없으면 활동 자체를 하지 않습니다. 일단 마크로파지가 항원을 인식하면 마크로파지는 인터페론, 인터루킨, TNF 등 약 50여 종의 사이토카인을 분비하고, 이를 인식한 림프구는 분열하여 클론을 증가시킵니다. 하지만 휴식하던 모든 림프구가 활동하는 것은 아니고, 항원의 종류에 대응하는 단백질(항체)을 가진 림프구만 증식합니다.
처음 침입한 항원에 마크로파지가 MHC의 고리에 항원을 담아서 제시하면 이것을 Th세포가 인식하고 B세포에 전달합니다. 그 결과 B세포가 클론을 증가시키고 항체를 배출하는데, 싸움이 끝난 뒤 B세포의 일부는 항원을 기억한 상태에서 휴식합니다. 림프구는 과립구의 화농성 염증과 달리 맑은 장액이 나오는 카타르염증, 벌레나 해파리 등에 자극을 받아서 붉게 부어오르는 플레그모네성염증, 알레르기성 염증 등을 일으킵니다. 때문에 염증의 모양만 보고서도 현재 어떤 백혈구가 우세한가를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염증의 모양을 보고 환자의 체질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림프구에는 NK세포와 흉선외분화T세포(T세포이지만 장관상피나 간에서 만들어지는 T세포), T세포(Th1, Th2, T-killer 세포), B세포(B-1a, B-1b, B-2) 등이 있습니다. 자연살해세포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세포로 알려져 있는데, 그 형태가 마크로파지와 매우 비슷하며, 핵도 마크로파지처럼 신장형입니다(다른 진화된 세포는 원형핵을 갖습니다).
자연살해세포는 조건만 충족되면 마크로파지처럼 세균을 잡아먹기도 하는데, 이것은 NK세포가 마크로파지에서 진화된 것이라는 증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NK세포와 흉선외분화 세포는 진화의 초기 단계에 생성된 오래된 림프구이며, 이 둘은 외래항원이 아니라 몸 안의 이상을 감지하는 세포입니다. 암세포와 손상된 세포로 달려가서 저장해둔 분해효소 등을 세포에 뿌리는데 항원에 직접 다가가서 반응하기 때문에 세포성 면역이라고 합니다.
B세포는 면역글로불린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으로 이물질을 인식하고 응집시킵니다. 그러나 B세포는 수용체가 붙어있는 항체를 체액 안으로 방출하고 항체가 체액 안으로 흘러 이물질에 접착 항원과 반응합니다. 따라서 B세포의 면역을 체액성 면역이라고 합니다. B세포도 B-1세포는 흉선외분화 T세포, NK세포와 마찬가지로 자기 항체를 방출합니다. 결국 진화단계에서 초기의 면역은 외래항원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이상을 인식하면서 그 안에 이상이 발생 했을 때 활동하는 것을 기본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림프구는 이렇게 낡은 면역과 새로운 면역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3. 흉선
우리 몸에서 면역의 핵심중추는 무엇보다도 흉선일 것입니다. 모두들 그 존재를 잘 알고 계실 이 흉선은 수중생물의 아가미에서 진화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아가미가 수중동물의 면역에 있어 핵심이었는지를 안다면 앞장에서 소개한 낡은 면역과 새로운 면역에 대한 이해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수중생물의 아가미가 육상생물의 흉선으로 진화했습니다. 물속엔 1%의 산소가 있지만 공기 중에는 산소가 20%이고 산소를 이용한 에너지 이용 기회가 늘면서(실제로는 20배의 이용률이 늘진 않았고, 5배의 이용률이 늘었다고 합니다) 항원 노출의 기회도 늘었습니다. 수중생물이었을 때 아가미(림프구)는 외래항원에 노출될 기회가 적어서 림프구의 95%는 자기이상을 발견하는 자기응답성 림프구였고, 나머지 5%만이 외래항원에 대응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물 밖으로 나온 생명체들은 다양한 외래항원에 노출이 되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림프구가 진화하여 현재의 면역 시스템이 완성된 것입니다.

 

<김 약사의 생각>
진화의 과정에서 생명체는 먹이 경쟁이 너무나 심한 바다를 떠나 육지로 이동해야 했을 겁니다. 하지만 대기로의 노출은 높은 에너지 효율을 제공했지만 물속보다는 훨씬 척박한 환경이었을 겁니다. 따라서 SOD와 같은 항산화 능력도 갖춰야 했을 것이고, 외래 항원에 대한 강력한 면역도 필요했을 겁니다. 참 살기 쉽지 않지요.


결국 앞서 소개한 자연 살해세포나, 흉선외분화 T세포, B-1 세포 등은 인류 진화의 초기모델로서 외래항원을 공격하기 위해 준비된 면역이 아니고, 자기 자신의 이상을 감지하여(자연살해세포는 암을 공격합니다) 그 안에 이상이 발생했을 경우 활동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그래서 이들을 낡은 면역이라 칭하는 것입니다.

 

<김 약사의 생각>
낡은 면역은 내 몸 안에 존재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면역입니다. 수명이 다한 세포가 스스로 자살(Apoptosis)을 하지 않을 때 이러한 세포가 암으로 전환하지 않도록 낡은 면역이 고장 난 세포를 파괴하는 겁니다. 낡은 면역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4. 낡은 면역 시스템과 새로운 면역 시스템
낡은 면역 시스템은 림프절이나 비장에는 거의 없고 흉선 골수에도 거의 없습니다. 반면에 소화기관 주변과 소화기관에서 진화한 간 그리고 외분비선 주변에 있습니다. 타액선이나 악하선과 자궁처럼 분비가 자주 발생하는 조직 주변에도 많습니다.
소화기관 주변에 낡은 면역시스템이 발달한 이유는 소화효소가 음식물을 아미노산 수준까지 분해하지는 못하기 때문인데, 완전히 아미노산 수준까지 분해되지 못한 펩티드 덩어리와 음식물과 함께 들어온 바이러스 등에 대응하기 위해 낡은 면역 시스템이 발달했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타액선과 악하선 자궁과 같은 점막세포들은 세포의 증식속도가 매우 빠르고, 더불어 암이 생기기도 쉬운 곳입니다. 따라서 낡은 면역세포들이 감시를 하다가 암이 발생할 경우 즉시적인 대응을 하기 위해 점액분비가 많은 조직 주변에 많은 것입니다.
새로운 면역시스템의 중심인 흉선은 출생 이후 20세 까지는 중량을 늘려가다가 그 후 나이를 먹으면서 위축됩니다. 젊고 흉선이 클 때는 림프절과 비장이 모두 충실하고 진화된 T세포와 B세포고 가득 차 있지만 나이를 먹으면 흉선이 위축되고 림프절이나 비장도 위축되는데, 그럴 경우 젊을 때는 두드러지지 않았던 장이나 간 외분비선의 림프가 활발하게 움직입니다. 이외에도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코티솔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은 흉선과 비장 림프절을 위축시킵니다. 이때도 낡은 면역 시스템이 활발해집니다.
위와 같은 방식은 매우 중요한데, 나이가 들수록 이상세포가 늘어나고, 노폐물도 쌓이게 되는데 이때 자기응답성을 가진 낡은 림프구가 나서서 병든 세포를 파괴하는 것입니다. 또한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받아서 과립구가 증가하여 조직이 파괴되거나 조직세포가 이상을 일으키거나 노폐물이 분비되면 낡은 면역 시스템이 나서서 이상세포와 노폐물을 처리하는 것입니다.
교원병 등 자기면역질환도 이런 낡은 면역 시스템과 관계가 깊은데, 교원병은 심한 감기를 앓은 이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심한 감기를 앓는다는 것은 새로운 면역 기능이 상당히 약해져 있다는 뜻이고, 그것을 계기로 스트레스가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암과 같은 병은 끊임없이 재생하는 세포조직(피부, 장, 그리고 선조직)에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따라서 이상세포를 처리하는 낡은 면역 시스템은 이런 조직에 분포하는 것입니다.

 

5. 백혈구와 자율신경의 상관관계
그렇다면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로가 쌓이면 병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앞에서 살펴본 백혈구의 특징을 잘 살펴보면서 이해하면 편할 것입니다.
과립구는 낮에, 림프구는 밤에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이고 여름에는 림프구 우위, 겨울에는 과립구 우위를 보입니다.  또한 아드레날린이 많이 분비될 때는 과립구가, 아세틸콜린이 많이 분비될 때는 림프구가 활동에 우위를 보입니다.
백혈구가 이와 같이 자율신경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처럼 양적 변동을 일으키는 이유는, 우리가 흥분할 때는 기본적으로 활동을 할 때이기 때문입니다. 육체 활동을 하다보면 상처가 생기기 쉬워 다양한 세균이 침입하기 때문인데, 과립구가 미리 증가하여 몸을 지키려는 것입니다. 반대로 음식을 먹거나 쉴 때는 소화 흡수 과정에서 소화효소로 잘라진 미세한 입자들이 조직에 침입할 위험성이 있는데, 그럴 때는 림프구가 활동해야 합니다. 그리고 림프구는 소화기관을 둘러싼 형태로 진화되었는데, 이것은 소화기관과 함께 활동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몸의 세포와 백혈구가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는 것은 보다 효율성 있고, 보다 나은 컨디션을 만들고, 보다 강한 방어 태세를 갖추기 위해서 입니다. 하지만 너무 무리하거나 지나치게 고민하면 과립구가 지나치게 분비되어서(과립구는 수명이 이틀 밖에 되지를 않기 때문에 과도하게 분비된 과립구가 죽을 때 과립구의 안에 있던 활성산소나 효소들의 대거 방출은 주변조직에 염증을 일으킵니다)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피곤하면 뽀드락지가 나거나,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받으면 위궤양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대장염 크롬씨 증후군 등 모두 교감신경 우위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생각되므로 이럴 때 부교감 신경 우위의 상태를 만들기 위해 몸을 따뜻하게 하거나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보충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소개한 낡은 면역, 새로운 면역 등은 우리 약사들에게는 약간은 생소한 개념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면, 만성적인 염증성 질환이나, 알레르기성 질환에 응용할 바는 많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약국의 위치란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약사는 약에 있어서 최고의 전문가여야 하고 또한 양질의 상담이 가능한 임상가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치니 않는 다양한 공부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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