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가 착각으로 정형외과 치료 받기도 
분기마다 내방환자 분석하고, 생활습관 바꾸도록 지도해야
 


 

 

 

 

 

 

 

 

 

오늘 우리약국에는 어떤 환자들이 많이 왔는지 분석해 본 적이 있는가?
일반의약품 판매 시 포스시스템을 이용하면 환자들의 구매 성향을 분석할 수 있고, 처방전을 받아 조제한 경우는 입력된 처방이 나온 병원과 약품 분석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약국의 입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동네약국이라면 여러 곳의 병원에서 처방전이 오기 마련이므로 한 분기마다 환자 분석, 병원 분석을 해보는 것도 경기가 침체된 요즘 시간을 보내는 좋은 방법이다.
내 머릿속에 있는 환자가 왠지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약국에 서운한 것이 있었나 하는 생각보다는 병원을 바꾼 건지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이라면 혹시 돌아가신 건 아닌지로 생각을 바꿔보자. 환자의 마음을 우리가 어떻게 모두 만족시키겠는가?
자, 그럼 우리 약국에 당뇨를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는 하루에 얼마나 내원했는지 당장 살펴보자. 하루 한명이 안 된다면 한 달에는 몇 명 정도가 내원했는지를 살펴본다.
이러한 환자 분석은 약의 재고를 적정하게 유지하고 약의 변동을 조기에 파악하여 악성재고로 남지 않도록 하는데 중요하다.
또한 우리약국을 방문하는 당뇨환자는 어떤 걱정을 안고 있는지, 이러한 당뇨환자가 저혈당 같은 부작용을 겪진 않았는지 혹은 손발 저림이나 변비로 고생을 하는 건 아닌지 한번 물어보자. 대부분의 환자들은 당뇨와 당뇨합병증을 다른 병으로 생각하고 먼저 생활습관이나 식이조절을 하기보다는 다른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당뇨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을 앓는 환자들이 다른 종류의 관절질환이나 근육질환으로 생각하고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치료를 받으러 다니는 경우가 있다. 환자 본인이 병원에 가서 당뇨를 앓고 있다고 설명을 하거나, 의사들이 혹시 다른 질병을 앓고 있는지 물어주면 좋은데 바쁜 진료시간에 쫓겨 환자가 당장 아프다고 설명하는 곳 위주로 진료를 하므로 환자는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하고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니게 된다.
이럴 때 약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당뇨와 그에 따르는 신경병증 합병증을 설명해주고 시기에 따르는 각종검사와 병원처방에 관련해서 적절한 병원 소개와 환자가 믿고 먹을 수 있도록 복약지도를 해주는 것이 환자의 당뇨합병증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

 

 

1. 당뇨의 합병증
실제 대부분의 2형 당뇨 환자들은 발병 초기에는 다음, 다뇨, 다갈 등 전통적으로 당뇨로 생각되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혈당 수치가 높아도 전혀 모르고 지내다가 당뇨로 진단이 되었을 때는 대부분 합병증이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다. 혈관 관련 합병증, 심할 경우 심근경색 및 뇌졸중 등 합병증이 나타난 후에야 당뇨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유럽에서는 심혈관계 관련 합병증이 가장 많다고 한다. 당뇨로 인한 사망의 75% 이상이 심혈관 합병증일 정도다. 그래서 당뇨가 있는 고혈압환자의 경우 엄격하게 혈압을 조절하고 (130mmHg/80mmHg) 신장 합병증을 조기에 막기 위해 ARB 계열이 포함된 복합제 트윈스타나 엑스포지등의 중등도 혈압조절약을 우선 선택해서 처방하기도 한다.
특히 3대 만성 합병증의 하나인 당뇨병성 신경병증(diabetic neuropathies)은 당뇨병의 진행으로 신경의 기능이나 구조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다.
그 자체가 사망 원인이 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운동신경, 말초 감각 신경, 자율신경까지 손상을 입힐 수 있어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말초신경병증, 다른 하나는 자율신경병증이다. 주로 말초신경병증은 저린 증상, 감각 이상, 심한 통증으로 나타나며 자율신경병증은 신경성 방광, 성기능 장애, 저혈압과 같은 증세로 나타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퍼져있는 혈관에 이상이 생긴 만큼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위와 장의 자율 신경계에 신경병증이 오면 속이 더부룩하고 구토, 변비, 설사가 일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당뇨 환자 중 증상을 느끼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25%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합병증인줄 모른 채 통증을 간과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당뇨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족부 절단의 원인 중 50-75% 정도를 차지하는 심각한 질환인 만큼 개인 관리와 정밀한 검사를 통한 전문의와의 지속적인 상담이 중요하다.

 

2. 당뇨를 조절하는 혈당조절제에 대한 개요
환자들은 이렇게 묻는다. “당뇨약을 한번 먹으면 끊을 수 없다는데 꼭 먹어야하나요?”
전통적으로 공복혈당이 180 미만, 무작위 혈당이 250 미만이면 운동과 식사 조절로 혈당을 낮출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해도 공복혈당이 150㎎/㎗, 당화혈색소가 7%를 초과할 경우 약물치료를 고려한다. 처음부터 공복혈당이 180 이상, 무작위 혈당이 250 이상이면 약물요법과 생활요법을 병행토록 하고 있다. 공복혈당이 250, 무작위 혈당이 350을 넘으면 인슐린 치료를 권장한다.
20~30년 전에 비해 우리나라의 식이 습관이 서구식으로 바뀌면서 비만에 의한 30~44세 사이의 당뇨병과 공복장애 유병률이 18.4%에 이를 뿐 아니라 이러한 젊은 당뇨병 환자의 경우 46%가 당뇨병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다고 한다.
차봉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 진단 당시에 이미 인슐린 저항성이 최소 5~10년간 이어진 것이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당뇨약을 복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차 교수는 “인슐린 저항성은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노화, 지방간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형성되며 몸이 최대한 버티다 당뇨병으로 넘어가는 단계”라고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인슐린 치료도 중증, 고령인 경우에 국한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초기부터 적극적인 혈당강하를 시도하면 합병증의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환자의 노력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당뇨를 극복할 수 있다. 또한 최근 개발된 혈당 강하약들은 저혈당의 위험을 줄인 약제들이기 때문에 당뇨 발병이전이라도 약물치료가 가능하다.
주사제로 새로 개발된 GLP-1 유사체나 경구용약제인 DPP-4 억제제 약제가 그 군의 약제들이다. DPP-4 억제제의 혈당강하효과는 단독요법으로 평균적으로 A1c 기준으로 1% 전후의 감소를 보이는데 특히 초기 A1c가 높을수록 감소 효과가 뚜렷하고 병용요법에서 더욱 효과가 두드러진다. 메트포르민, 설포닐우레아, 인슐린 등과 병용요법이 가능하다.
특히 당장의 혈당 강하 효과는 설포닐우레아와 메트포민과의 병합보다 적지만 DPP-4 억제제와 메트포르민과의 병합은 DPP-4 억제제의 효과를 높이고 인슐린 저항성 개선 및 인슐린 분비 증가 효과, 베타세포의 기능 호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식후 혈당조절에 장점을 보여 당뇨병성 합병증 개선(대혈관및 미세혈관합병증)에 도움이 된다.

 

3. 당뇨를 앓는 환자의 운동요법
당뇨를 앓는 환자에게 있어 운동은 혈당조절과 혈중 저밀도 지단백질농도의 감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시행되어야 한다. 세포로 유입되어 에너지로 쓰이지 못한 당은 혈액 속에 오래 머물면서 혈관을 손상시키는데, 운동을 하면 혈액속의 당이 근육에서 소모됨으로써 혈당이 떨어지고 혈중 저밀도 지단백질수치도 같이 떨어지며 부수적으로 고밀도 지단백질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제 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관리에는 유산소 운동과 저항훈련(resistance training)을 섞어서 하는 것이 효과가 가장 크다고 한다.
저항훈련이란 웨이트 머신, 탄력밴드, 아령 또는 자신의 체중 등 다양한 중량 도구를 이용해 근육을 강화시키는 훈련으로 근육의 크기가 커지면서 혈당 조절 능력이 올라간다. 혈당을 가장 많이 소모하는 것이 골격근이기 때문이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비만한 당뇨환자의 체중감량과 복부지방개선이 운동을 해서 효과를 보게 되면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므로 혈당조절이 더욱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다.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학 생의학연구소 예방의학연구실의 연구에 따르면 유산소운동과 저항운동을 병행한 그룹이 장기적인 혈당을 나타내는 당화혈색소(A1c)가 평균 0.34% 낮아져 유산소운동 그룹의 0.24%, 저항훈련 그룹의 0.16%보다 큰 폭의 개선을 보였다.


그럼 당뇨병 환자가 꼭 지켜야할 운동수칙을 알아보자.
운동 전후에는 꼭 스트레칭을 하여 근육의 피로를 막아야 한다. 그리고 유산소 운동과 저항훈련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고 했으므로 유산소운동과 저항 훈련 중 본인에게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유산소 운동으로는 걷기, 자전거 타기, 조깅, 수영, 수중에어로빅, 에어로빅, 등산 등이 있다. 저항훈련으로는 팔굽혀 펴기, 윗몸일으키기를 추가 할 수도 있고 아령이나 케틀벨, 탄력밴드나 TRX를 이용해서 자신의 체중을 실어 근력운동을 할 수 있다. 근력운동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강도 조절을 하면서 운동의 재미를 붙일 수 있어서 좋다.
운동 빈도는 매일 하는 것이 힘들면 격일로 하도록 한다. 당뇨병환자에게 운동에 의한 혈당 개선 효과는 평균 48시간 정도 유지되므로 격일 운동이 가능하지만 체중을 감량해야 하는 비만한 당뇨환자나 인슐린 주사를 맞는 환자는 매일 운동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운동 강도는 약간 숨이 차면서 땀이 나는 정도의 강도를 유지하도록 하고 운동 지속시간은 20~60분 정도의 시간이 적당하다. 그러나 처음 운동을 하는 경우는 운동시간을 10~15분으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늘려가도록 한다. 총 운동 시간을 10~20분 단위로 쪼개서 하루2~3번 나눠서 운동을 실시 할 수도 있지만 한 번 운동을 시작하면 최소 10분이상은 유지해야 운동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4. 운동을 할 때 주의할 점
① 인슐린을 사용하는 환자는 운동하는 날은 인슐린의 양을 줄여야 저혈당을 예방할 수 있다. 운동시간과 강도에 따라 변화되는 인슐린의 투여량을 전문의와 상의한다.
② 운동 시간대를 늘 일정하게 유지한다. 혈당 강하제나 인슐린을 사용하는 제 2형 당뇨병 환자는 혈당이 상승하는 식후 1~3시간 사이에 운동을 하고 제 1형 당뇨병환자는 식후 혈당이 갑자기 오를 수 있으므로 아침 식사 전에 운동을 한다.
③ 새벽이나 늦은 밤, 지나치게 더운 날이나 추운 날에는 실외에서 운동을 삼간다.
④ 운동 전에 혈당을 측정해서 혈당이 100mg/dL~250mg/dL일 때 운동을 한다.
⑤ 발에 상처가 있거나 물집이 생겼을 때는 운동으로 악화될 수 있으므로 상처가 나을 때까지 운동을 자제한다.
⑥ 운동 중 메스껍거나 구토, 불규칙한 심박동수, 과도한 피로감, 현기증, 두통, 가슴 통증 등이 수반되면 즉시 운동을 중단한다.
⑦ 당뇨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운동 종목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체중 부하가 적은 저강도의 유산소운동(수영, 자전거, 걷기, 고정식 자전거 타기)과 체중과 중력을 이용할 수 있는 근력운동(아령, 탄력밴드, TRX)을 선택해야한다. 발과 관절에 부담을 주는 오래 걷기, 조깅, 테니스, 스쿼시, 배드민턴, 등산, 계단 오르내리기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을 앓는 환자에게 좋지 않다. 당뇨병성 신증 환자는 빨리 달리기나 역기들어올리기 같은 고부하의 중량 운동을 삼가고 당뇨병성 망막증이나 고혈압환자는 혈압을 상승시키는 고강도의 운동을 삼간다.(예를 들면 역기 들어올리기, 빨리 달리기, 고산등반, 팔굽혀펴기, 고강도에어로빅, 스쿼시, 테니스, 배드민턴 등)
더 이상 당뇨환자라는 진단은 사형 선고가 아니다. 하루 한번 약만 잘 챙겨먹겠다고 생각하는 환자는 약을 끊을 수 없지만 건강한 생활을 위해 생활 습관을 바꾸겠다고 마음을 먹고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는 환자는 점차 당뇨약을 줄여나가 건강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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