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하고있는 아테롬 혈전성뇌경색
 
 
뇌졸중은 뇌경색, 일과성뇌허혈발작(TIA), 뇌출혈, 지주막하출혈로 대변할 수 있다. 뇌졸중의 변천을 살펴보면 예전에 압도적으로 많았던 뇌출혈이 뇌압 관리의 충실화로 인해 감소하고, 뇌경색이 증가하고 있다. 일과성으로 대부분 수분에서 수십분간 재개통되는 TIA를 포함하면 현재는 뇌졸중의 70%가 주로 뇌경색이다.(그림1)
 
뇌경색도 몇 가지 질병 형태가 있으나 일본인의 경우 가장 많은 것이 라쿠나경색이다. 라쿠나경색은 뇌의 심층부에서 직경수백미크론의 가는 혈관이 막혀 가벼운 마비나 언어장애가 출현하는 증상이다.
 
한편 경동맥이나 중대(中大)뇌동맥 등 두터운 혈관이 막히는 아테롬혈전성뇌경색은 병리학적으로 보면 심장에 영양을 공급하는 관동맥이 동맥경화 때문에 폐색되어 발생하는 심근경색, 또는 폐색성동맥경화증과 비슷한 것이며 근래 일본에서는 라쿠나경색 대신 구미형인 아테롬혈전성경색이 증가되는 추세이다. 이미 도쿄나 오사카와 같은 대도시권에서는 아테롬성뇌경색이 라쿠나경색의 발증빈도를 능가하고 있다.(그림2)
 
또한 심색전성경색(心塞栓性梗塞)은 심방세동으로 불리는 부정맥에 수반해서 발증되기 쉬운 뇌경색이다. 심방세동(心房細動)이 있으면 좌심방에 혈전이 형성되기 쉽고 그런 혈전이 혈류를 타고 뇌혈관으로 유입돼 뇌경색을 일으킨다. 고령자에게서 많고 대경색을 야기하기 쉬운 것이 특징이다.
 
 
 
뇌경색과 심근경색 예방을 위한 抗血小板요법
 
 
뇌경색의 3대 위험인자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다. 이 가운데 고혈압은 혈압관리의 향상 덕분에 그전과 비교하면 감소경향이다. 그러나 일본인의 경우 고혈압이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 손꼽힌다.
 
대도시권에서는 고혈압과 함께 당뇨병, 또는 고지혈증이 기타지역에 비해 많으며 이것이 아테롬혈전성뇌경색의 빈도가 높은 배경이라고 생각된다. 똑같은 아테롬성동맥경화 때문에 일어나는 심근경색과는 달리 뇌경색은 중대한 후유증을 남김으로써 일상생활동작(ADL) 혹은 삶의질(QOL)을 크게 손상시킬 가능성이 높다.
 
뇌졸중의 예후를 검토해 보면 의료기술발달로 급성기사망률을 10%수준까지 낮출 수 있게 됐으나 퇴원환자 증례중 약 30%가 예후불량이며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뇌졸중에 있어서 최초의 발증을 억제하는 일, 다시 말해서 1차 예방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큰 동맥의 아테롬경화에 뒤따라 생기는 혈전형성이 병태의 주역이 되는 질환은 ‘아테롬혈전증’이라는 개념으로 파악할 수 있다. 혈전이 뇌에 생기면 ‘아테롬혈전성뇌경색’, 관동맥에 생기면 ‘심근경색’, 말초동맥에 생기면 ‘폐색성동맥경화증’이라고 불린다. 따라서 ‘아테롬혈전증’은 국소적인 질환이 아니라 전신성의 질환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경색의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수선 그 전조(前兆)증상이 나타났을 때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일이다. TIA의 경우에는 일과성으로 불과 수분간만 손이 마비되거나 ‘힘을 쓸 수 없다’고 느끼거나 갑자기 혀가 굳어져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의 증상이 잠시 나타나지만 이런 증상은 수분 후에는 치유되어 버리는 반짝 증상이다.
 
러나 이 시점에서 안심하고 방치하면 나중에 심각한 뇌경색을 맞게 되는 케이스가 많기 때문에 일단 TIA가 발생하면 조속히 진찰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심근경색의 전조는 말할것도없이 협심증이며 그 전조인 흉통발작의 증상이 일어난 시점에서 즉각 진찰받는 것이 긴요하다.
 
대부분의 경우 뇌경색이나 심근경색은 건강한 사람에게서 갑자기 발증하지는 않는다. 그 배경에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위험인자가 존재하며 그것이 서서히 진행되다가 어느날 갑자기 대발작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발증 예방의 기본은 그 배경을 이루는 생활습관병을 개선하는 일이며 이미 뇌경색이나 심근경색을 발증한 케이스라면 아테롬경화에 뒤따라 일어날 수 있는 혈전증예방에 힘써야 한다.
 
동맥경화성 질환의 고(高)리스크 증례, 또는 동맥경화성 질환 기왕증례의 재발예방을 위해서는 아스피린을 중심으로 하는 항혈소판요법이나 와파린에 의한 항응고(抗凝固)요법을 써서 혈전을 만들지 못하도록 방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하이리스크 환자일수록 엄격한 혈압관리 실시
 
 
‘뇌졸증치료가이드라인 2004’에서는 뇌졸중의 위험인자로서 ①고혈압 ②당뇨병 ③고지혈증 ④심방세동 ⑤흡연 ⑥음주 ⑦무증후성뇌경색 ⑧무증후성경동맥협착을 열거했다. 이런 위험인자 가운데 가장 중요시되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에 관해서 해설한다.
 
지난 1996년 학계에 보고된 히사야마쵸(久山町)연구는 일본후쿠오카 현 히사야마쵸의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된 순환기 질병의 역학조사연구이다. 이 연구보고에 따르면 수축기혈압, 확장기혈압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높아질수록 뇌경색, 뇌출혈의 발증률도 높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그림3)
 
수축기 혈압 120~130mmhg, 확장이 혈압 80~90mmhg 이상이 되면 뇌경색, 뇌출혈의 빈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압을 될 수 있는대로 내릴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어디까지 내려야 하느냐가 다음과제로 떠오르지만 이 문제는 연령과 기초질환의 유무에 따라서 달라진다. 일본고혈압학회는 2004년도에 뇌 심혈관이벤트를 예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으며, 그중에서 수축기혈압 140mmhg, 확장기혈압90mmhg 이상을 고혈압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개별적인 강압목표에 관해서는 고령자 140/90mmhg미만, 젊은이와 중년층은 130/85mmhg미만, 당뇨병이나 신장장애를 지녔다면 130/80mmhg미만이라는 수치를 제시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런 목표수치선까지 엄중히 혈압이 컨트롤 된 예는 그다지 많지 않다. 가이드라인의 기준은 지금까지 실시된 많은 임상시험, 역학조사의 성적에 의해 설정되었다. 이 수준까지 내리면 뇌경색이나 뇌출혈이 예방될 가능성이 높다는 에비던스(evidence)에 의거한 기준인데 이 같은 에비던스와 실제적인 임상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도착치(倒着値)간의 괴리를 어떻게 최소화 시키느냐가 고혈압치료에 있어서의 중요한 임상적인 과제라고 말 할 수 있다.
 
 
 
뇌경색 재발 예방을 위한 혈당치 및 지질관리의 중요성
 
 
당뇨병도 뇌경색의 중요한 위험인자이다. 히사야마쵸연구에서의 내당능(耐糖能)별의 뇌 심혈관이벤트발증률을 보면 내당능 이상이 인정될수록 뇌경색과 심근경색의 발증률도 높아지는 사실을 알 수 있다.(그림4) 혈당치와 뇌 심혈관이벤트발증률과의 관계는 고혈압만큼 명확한 에비던스는 아니지만 UKPDS시험에서는 당뇨병합병의 고혈압증례에서 엄밀한 혈압관리를 꾀할 경우 뇌졸중리스크가 현저하게 저하된다는 사실이 확인됨으로써 엄격한 혈압관리의 중요성이 시사되었다.
 
 따라서 당뇨병합병의 고혈압증례의 치료로서는 생활습관의 수정, 혈당치관리를 중심으로 삼아야하며 또한 강압목표치도 130/80mmhg 수준으로 좀 더 엄격히 설정되었다. 그러나 이처럼 엄격한 혈압관리는 매우 어렵고 강압약도 두 가지, 또는 세 가지를 병용하는 것이 필요한 경우가 적지 않다.
 
지금까지 일본에서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비해서 콜레스테롤과 뇌경색간의 인과관계는 낮은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총콜레스테롤(TC)치와 뇌졸중의 발증률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일본, 중국의 11코호트연구에서는 유의차(有意差)가 인정되지 않았지만 TC치가 높아질수록 뇌경색도 증가되는 추세를 볼 수 있었다.(그림5)
 
더욱이 최근 데이터에 의거해서 TC치와 뇌경색 발생률은 강력한 관계가 있으며 TC치가 낮을수록 뇌경색발증률도 저하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뇌경색기왕증의 증례에서는 재발리스크가 높기 때문에 일본동맥경화학회측은 이같은 임상성적을 바탕으로 TC치200mg/dL미만(관동맥질환도 병발했을 경우에는 180mg/dL미만), LDL-C는 120mg/dL미만(同 100mg/dL미만), HDL-C는 40mg/dL이상, 트리글리세리드(TG) 150mg/dL미만이라는 지질관리목표치를 설정했다.
 
 
 
출혈리스크를 감안해도 아스피린 투여의 예방효과 탁월
 
 
뇌경색은 재발률이 높은 질병이며 첫 발생 후 5년 사이에 약 30%가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경색의 재발예방책으로는 위험인자관리와 함께 항(抗)혈소판요법 또는 항(抗)응고요법이 시행되고 있다. 뇌경색증례에 대해 항혈소판요법으로 아스피린을 투여하면 심근경색, 뇌경색의 재발이 억제되고 혈관사(血管死)도 감소된다는 사실이 지금까지 수많은 임상성적에 의해서 제시되었다. 그러나 아스피린이 재발을 100%방지할 수 는 없다. 아스피린을 복용해도 재발되는 증례와 혈소판의 활성화를 충분히 억제시킬 수 없는 생화학적인 아스피린저항성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아스피린 등의 항혈소판약은 출혈리스크를 수반한다. 혈관장애의 예방시험으로 실시된 16회의 대규모임상시험을 총괄한 메타애널리시스 성적에서는 대조군에서 뇌출혈이 1.6%였는데 비해 아스피린 투여군에서는 2.6%를 나타냈다.(표) 그러나 뇌경색의 재발 억제 효과는 아스피린투여군에서 유의적으로 우월했으며, 이 같은 득실관계를 감안해서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아스피린에 의한 뇌경색 재발예방 치료효과는 출혈리스크를 능가한다고 결론지어졌다.
 
뇌경색 재발 예에서는 첫 발생 시와 같은 변형으로 재발되는 경우가 많다. 첫 발생 때 라쿠나경색이었다면 역시 라쿠나경색으로 재발이 일어나기 쉬우며, 아테롬혈전성뇌경색과 심색전성경색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이다. 다만 라쿠나경색의 경우에도 뇌출혈형태로 재발되는 케이스가 상당한 빈도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편 첫발생이 뇌출혈인 경우에는 라쿠나 경색으로 재발되는 케이스가 눈에 띄며, 라쿠나경색과 뇌출혈이 앞뒤라고 말할 수 있다. 도쿄도 자이세이카이(東京都濟生會) 중앙병원에서의 뇌경색 입원증례 가운데 재발로 뇌출혈을 일으킨 7예중 라쿠나경색이 6예였다. 그중 항혈소판요법이나 항응고요법을 받았던 케이스가 5예, 그리고 고혈압은 7예 모두에서 인정되었다. 즉 고혈압등의 리스크를 지닌 경우에는 우선 확실하게 그 같은 리스크관리를 한 뒤에 항혈소판요법이나 항응고 작용요법 등을 실시하면서 뇌출혈에 대해서 유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스피린요법의 미래 전망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이미 아스피린제는 뇌경색의 2차 예방에 관한 임상적인 유용성이 확립되어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고혈압, 고지혈증 또는 당뇨병을 지닌 60~85세 연령층의 고령자 10,000예를 대상으로 아스피린 장용정100mg/1일의 복용군(5000예)과 비복용군(5000예)으로 나눈 비교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뇌 심혈관 이벤트에 의한 사망, 비치사성뇌혈관장애, 비치사성심근경색의 발증률을 두 그룹 간에 비교하는 무작위 비교시험(JPPP)이 추진되고 있다. 이 시험결과로 일본인들에 대한 아스피린의 제1차 예방효과의 유의성이 밝혀질것으로 기대된다.
 
해열진통제로 시작됐던 아스피린은 현재 항(抗)혈소판약으로서 확고한 지위에 자리매김되었다. 또한 항혈소판작용 이외에도 혈관내피에 대한 작용과 항산화작용등 다각적인 작용을 통해서 아스피린이 동맥경화나 암의 발증을 억제하는 가능성까지도 시사되고 있다. 발매이래 100년 이상 지난 현재에도 아스피린은 앞으로 여러 가지 연구가 기대되는 훌륭한 악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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