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변비 ‘차전자, 차전자 피’처방  
부피형성 하제는 식전이나 취침전 복용하는게 좋아
 
 
최 창 환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소화기내과
 
 
 
환자 사례
 
 
42세 여자가 6개월 전부터 변비 증상이 악화되어 내원하였다.
 
환자는 약 5년 전부터 변비 증상으로 인해 불편함이 있었으며, 최근 6개월 전부터는 배변 횟수가 1주일에 1-2회 정도로 더 감소되었고, 하복부 불쾌감, 가스참, 복부 팽만감이 더 심해졌다. 배변시에 과도하게 힘을 주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대변이 단단하고, 덩어리져서 나오며, 배변 후에도 시원하지 않은 느낌이 자주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증상은 스트레스를 경험할 때에 더욱 심해진다고 하였다. 혈변을 호소하지는 않았으며, 과거력상 특이 병력은 없었다. 환자의 키는 160cm, 체중은 60kg이었고, 체질량지수는 23.4로 비교적 정상 체격이었으나 체중 증가를 걱정하고 있었고, 식사량은 다소 적은 편이었다.
 
내원 당시 변비 증상의 심한 정도는 7point Likert scale에서 5점(중등도에서 심한 증상이 있으며 때때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줌) 정도의 증상을 호소하였다. 체중 감소나 발열은 없었으며, 신체검사상 하복부에 경도의 직접 압통을 호소하였으나 반발 압통은 없었다.
 
 
 
처방 및 경과
 
 
환자에게 대장암 등의 기질적 이상이 없음을 충분히 설명하였으며, 기능성 변비의 원인과 증상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환자 자신이 치료에 동참하도록 하였다. 식생활 습관 교정을 위해 환자에게 적어도 하루에 20~35g의 식이 섬유소를 섭취하도록 권장하였다.
 
곡류, 과일, 야채, 견과류 등을 섭취하도록 권유하고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서서히 식이 섬유소양을 올려가도록 하였으며, 식이 섬유는 하루 1.5~2 리터의 물과 함께 섭취하도록 권장하였다. 이와 함께 부피형성 하제로 agiocur pre-granules 6.0g(차전자 3.9g, 차전자씨 0.13g)과 삼투성 하제인 Magnesium oxide 500mg을 1일 2회 식전에 복용하도록 하였다.
 
식생활습관 개선과 약물 투여 2주 후에 방문하였을 때 환자의 변비 관련 증상이 전반적으로 호전되었으며, 배변 횟수도 1주일에 4~5회 정도로 호전되었다. 배변 횟수가 증가함에 따라 하복부 불쾌감과 가스로 인한 복부 팽만감이 호전되었으며, 잔변감과 배변시에 과도하게 힘을 주는 빈도도 줄어들었다.
 
복통 등의 부작용은 없었으나, 가끔 무른변을 본다고 하였다. 이후 Magnesium oxide 투여는 중단하였으며, 고섬유질 식이와 함께 물을 많이 섭취하도록 다시 한 번 강조하고, 하루에 2회 agiocur pregranules 1포(6.0g)만 투여하였다. 1개월 후 재방문 하였을 때 변비 증상은 호전된 상태로 유지되고 있었으며, 설사 등의 다른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변비의 유형 및 골반저 조율장애
 
 
변비는 임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증상이다. 정상 배변습관의 범위가 넓기 때문에 변비를 정확히 정의하기는 어렵다. 흔히 “변비”란 1주에 3회 미만으로 배변하는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변비는 전 인구의 5~25% 이상에서 호소할 만큼 흔한 위장관 증상이며 여자와 고령에서 흔하다. 환자들은 배변할 때 과도한 힘이 필요하다, 변이 딱딱하다, 대변을 보고 싶지만 배출이 잘 되지 않는다, 배변할 때 불쾌하다, 완전하게 대변이 배출되지 않았다, 화장실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 등으로 다양하게 변비를 표현한다.
 
다양한 변비 증상에 의한 혼란을 피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널이 사용되는 로마기준에서는 변비를 지속적으로 대변보기가 힘이 들고 배변 횟수가 적거나 대변을 불완전하게 보는 것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일련의 기능성 위장관 질환으로 정의하였다. 2006년에 개정된 로마기준III에서는 기능성 변비를 전신질환이나 기질적인 원인에 의한 이차적인 변비가 아닌 경우로 정의하여 Table1 과 같은 진단기준을 제시하였다.
 
변비의 한 유형인 골반저 조율장애(pelvic floor dyssynergia)는 배변할 때 골반저 근육이 이완되지 않거나 오히려 수축하는 질환이다. 골반저 조율장애로 인한 변비환자는 과도한 힘주기, 배변 후 불완전한 배출감, 배변시에 항문이나 질 주위를 압박하는 증상 등을 흔히 호소한다. 대장통과시간 검사에서 방사선 비투과성 표지자가 에스자결장이나 직장에 모여 있으며, 직장항문내압검사에서 치골직장근이나 항문괄약근의 역설적 수축뿐만 아니라, 풍선배출검사에서 풍선 배출에 실패하는 소견이 관찰된다.
 
이러한 유형의 변비에서는 고섬유질 식이나 부피형성 하제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사용에 주의를 요한다. 본 사례의 경우에는 골반저 조율장애를 시사하는 소견은 없었으므로 고섬유질 식이를 권유하고, 부피형성 하제를 투여하였다.
 
 
 
변비 치료 원인질환 확인 중요
 
 
변비 치료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배변 횟수와 대변의 양 및 굳기를 정상으로 회복시키고, 자연스러운 배변을 유도함으로써 환자의 증상을 경감시키고,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있다. 대장암과 같은 기질적인 질환이나 전신적인 질환이 없는지 우선 확인하고, 원인 질환이 분명한 경우에는 이에 대한 교정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이러한 기질적 질환이 없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환자에게 고섬유질 식이, 또는 섬유소 보충 요법, 하루 1.5~2 리터 이상의 충분한 수분 섭취, 규칙적인 배변 습관과 배변 자세 유지 및 긴장 이완과 복근력 강화를 위한 적당한 운동을 권유할 수 있다. 성공적인 배변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대변양이 있어야 하고, 이는 성공적인 배변의 필수조건이다.
 
젊은 여자들이 호소하는 변비의 대부분은 식이 섬유소의 불충분한 섭취가 주된 원인이다. 대변의 양이 증가하면 대장통과시간이 빨라지며, 반대로 대변의 양이 적게 되면 대장통과시간이 지연된다. 그러므로 변비 환자의 식생활 습관이 어떠한 지를 조사하고 충분한 식이 섬유소를 보충하도록 하는 것은 만성변비의 진단 및 치료의 첫 단계라 할 수 있다.
 
 
 
수분과 식이 섬유 섭취 충분해야 호전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서서히 식이 섬유소양을 올려가도록 하며 물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권장한다. 수분과 식이 섬유의 섭취가 충분한 경우에도 증상 완화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치료 초기에 환자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할 수 있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 식이 요법으로 증상의 호전이 없는 경우 약물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하제는 크게 부피 형성(bulk forming) 완하제, 삼투성(osmotic) 하제, 자극성(stimulant) 하제, 그리고 기타 하제로 나눌 수 있다. 하제 사용에 있어서 금기 사항이 없는 한 부피형성 하제를 먼저 사용하고 증상의 호전이 없을 경우에 다른 약제의 사용을 고려하여야 한다.
 
부피 형성 하제는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 세균에 의해서도 분해되지 않아 수분을 함유할 수 있다. 수분 유지에 의해 장관 내 대변 부피가 증가하면 장운동이 항진되고 대장 통과 시간이 빨라져서 대변량이 증가하고 대변의 경도도 부드러워져서 쉽게 배출된다.
 
 
 
부피형성 하제 식전이나 취침 전에 복용
 
 
부피 형성 하제의 종류로는 현미, 밀기울(bran), 차전자씨(psyllium, ispha -gula, plantago seed), 해초, 한천(agar), 카라야(karaya, plant gums), 메틸셀룰로우스 유도체, 폴리카보필(polycar-bophil)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부피형성 하제는 식전이나 취침 전에 복용 하는 것이 좋고, 장협착이나 장폐쇄 환자에서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삼투성 하제는 삼투 작용을 하는 활성 이온이나 분자로서 장관에서 흡수되지 않고 장관 내 수분을 이동시켜 배변을 용이하게 한다. 종류로는 크게 염류성 하제와 고삼투성 하제가 있다. 염류성 하제에는 마그네슘염과 나트륨염이 있으며, 장에서 거의 흡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형태의 복합 제제로 만들어져 하제로 사용된다.
 
고삼투성 하제에는 락툴로오즈(lactulose), 락티톨(lactitol), 솔비톨(sorbitol), 폴리에틸렌 글리콜(polye-thylene glycol, PEG) 등이 있다. 락툴로오스, 락티톨, 솔비톨은 소장에서 흡수가 되지 않는 이당류로서 장내 세균에 의해 발효되어 지방산으로 변화되어 삼투 작용을 증가시키고 대장 운동을 자극한다. PEG 는 분자량이 큰 중합체로 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용액 상태로 남아 그대로 대변을 배설되기 때문에 대장 내 삼투압의 증가로 인해 체내로의 수분 흡수를 방해하여 변이 부드러워지고 양도 증가하여 액상의 형태로 배설된다.
 
이상의 약제에 반응이 없는 경우는 자극성 하제의 사용을 고려할 수 있으며, 이는 부작용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가능하면 단기간 동안 사용을 권장한다. 자극성 하제는 대장 내에서 수분과 전해질의 흡수를 억제하고, 장운동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로서는 센나(senna), 비사코딜(bisacodyl) 등이 있다. 본 사례의 환자는 치료 초기에 고섬유질 식이와 부피형성 하제 및 삼투성 하제로 증상이 호전되었으며, 이후에는 고섬유질 식이와 부피형성 하제 복용만으로 증상의 호전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본 사례에서는 절대적인 대변 양의 부족이 변비 증상을 유발한 주된 요인으로 생각되며, 이러한 경우에는 특이 고섬유질 식이와 부피형성 하제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단 하제의 사용하지 않는 경우 무른변이 매우 드물고 과민성 장증후군의 진단 기준에는 부적합해야 한다.
 
 
 
Table 1. 기능성 변비의 로마 진단 기준 III
 
 
적어도 6개월 이전에 시작되고 지난 3개월 동안 다음의 증상 중 2가지 이상이 있는 경우
 
1.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가 전체 배변 횟수의 1/4 이상
 
2. 덩어리지거나 단단한 대변이 전체 배변 횟수의 1/4 이상
 
3. 배변 후 잔변감이 전체 배변 횟수의 1/4 이상
 
4. 배변 시 항문 폐쇄감이 전체 배변 횟수의 1/4 이상
 
5. 배변을 돕기 위한 수조작이 필요한 경우가 전체 배변 횟수의 1/4 이상(대변을 손가락으로 파내든지 골반저를 지지하는 조작 등)
 
6. 주당 3회 미만의 배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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