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러의 현재와 미래 Filler, Now and Future Filler 개발에 국제경쟁치열 PMMA, PAAG 등 반영구 필러 약진 젤리같은 성분의 PAAG, 반영구 필러 역사에 한획 그어 이수근 피부과전문의 미인피부과 대표원장 현재 국내에서 보톡스와 필러 시장은 바이알과 주사기 납품 기준으로 각각 200억대와 100억대로 추산하고 있지만, 필러가 성형시술의 대단히 중요한 한 축으로까지 인정받게 된 것은 별로 오래된 일이 아니다. 필러의 앞으로의 전망은 지금까지의 역사와 현황을 꿰뚫는 시각이 있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의학적 전망 A Medical [View] 1. 필러 재료의 발전 역사 의학적으로 사용된 최초의 필러는 1890년대의 자가지방이식으로 본다. 그 후 무려 110년이 지난 지금 세계 각국에서 사용 중인 필러의 종류는 100가지를 훌쩍 뛰어넘은 상태다. 자가지방 이후에 최초로 사용된 이물질(foreign body) 필러는 파라핀과 액상실리콘으로 이들은 그 심각한 부작용 때문에 오늘날 미국과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에서 명백한 불법의료행위로 규정되어 있다. 그 후 처음 나온 제대로 된 의학적 필러는 콜라겐이다. 구미 지역에서는 지금도 필러의 gold standard로 인정받고 있다. Zyderm과 Zyplast가 대표적인데, 이들은 소 콜라겐을 크로스링크시켜 인체 내에서의 수명을 길게 만들었다. 하지만 시술 한 달 전에 알러지 테스트를 미리 해야 하고, 어느 정도의 과도교정이 필요하며 수명도 3~6개월로 많이 짧은 편이었다. 지금은 알러지 테스트가 필요없는 사람 콜라겐을 이용한 필러도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다가 유럽을 중심으로 히알루론산 계열의 필러가 개발되었는데 대표적인 제품은 Restylane이고 Juvederm과 미국산인 Hylaform 등도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은 수명이 6~12개월로 기존의 콜라겐 필러보다 거의 두 배 길어졌고, 알러지 테스트가 필요없어 초진환자를 바로 시술할 수 있으며 과도교정이 필요하지 않아 즉시 일상생활에 돌아갈 수 있다. 히알루론산 필러들이 한번 더 진보해서 만들어진 제품은 Reviderm intra와 Matridex가 있는데, 이들은 히알루론산과 덱스트란 알갱이들로 구성된다. 그 원리는 히알루론산 성분이 수개월 간 연부조직 증강효과를 유지하다가 사라져도 덱스트란 성분이 진피 내에서 콜라겐 합성을 유도해 자기 살이 만들어지게 해서 1년반-2년 정도 효과가 유지되게 한다는 것으로 대단히 흥미롭다. 덱스트란은 저절로 곧 사라지므로 아주 안전하다. 한편 필러의 범주에 들어가기는 하지만 주사가 아닌 절개 후 삽입하는 e-PTFE 계열의 Gore-Tex, SoftForm 등이 사용 중에 있고, 시체의 진피를 이용하는 Alloderm, Cymetra 등도 잘 알려져 있으며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Aptos-threads가 수술적인 안면거상술을 대체할 수 있는 좋은 시술법으로 등장했다. 이런 와중에 여러 연구소에서 콜라겐이나 히알루론산 필러의 수명에 한계가 있음을 직시하고 새롭게 연구한 분야가 소위 ‘반영구필러 semi-permanent filler\'이다. 2. 반영구필러의 약진 ‘반영구필러 semi-permanent filler’는 이전에는 ‘영구필러 permanent filler’로 부르기도 했는데, 필러물질 자체는 영구적으로 남아있을지 모르나 그 연부조직 증강효과는 3~5년 정도 후에 현저히 감소하기 때문에 반영구필러로 부르는 것이 좀더 정확하다 하겠다. 현재 시중에서 볼 수 있는 주사용 반영구필러는 크게 Artecoll, Dermalive 등의 고형입자 필러 (solid particulated filler)와 Aquamid, liquid silicone 등의 액상 필러 (liquid long-lasting filler)로 나누어 볼 수 있고, 이들은 대개 심부진피 이하 즉 피하지방층의 상부에 주사하는 것을 권장하며 이는 주로 나이가 들면서 연부조직이 빠져나갈 때 영구적으로 남은 물질들이 외부에서 만져지거나 보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반영구필러의 맏형격인 Artecoll은 현재까지 미 FDA 승인을 받은 유일한 반영구필러로서 소콜라겐과 뼈접합제로 알려진 PMMA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콜라겐이 수개월에 걸쳐 흡수되어 사라질 때쯤 사람의 결체조직들이 PMMA 입자 주위를 둘러싸게 되어 오랫동안 (5년 이상) 연부조직 증강효과가 유지된다는 이론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비슷한 개념으로 나온 Dermalive는 히알루론산과 acrylic hydrogel 입자들로 이루어진 것으로 Artecoll과 비슷한 기전을 바탕으로 반영구적인 효과를 유지한다. 한편 PAAG 성분의 액상 반영구필러인 Interfall과 Amazing Gel이 1980년대 초에 각각 우크라이나와 중국에서 생산되면서 관심을 끌었지만 非서구국가의 한계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다가 Interfall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많은 유럽회사에서 PAAG 필러들을 만들었고 그 중에는 Aquamid가 잘 알려져 있다. PAAG는 고형입자가 아닌 젤리같은 성분으로 시술결과가 좋고 안전해 반영구필러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뼈성분인 Ca-hydroxylapatite로 된 Radiance나 polyalkylamide로 된 Bio-Alcamid도 주목을 받고 있으며, 반영구필러의 개발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3. 시술방법의 발전 필러의 재료가 다양해지고 종류가 비약적으로 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필러의 시술방법은 오랫동안 제자리를 면치 못했다고 할 수 있다. 몇 가지 개선점이 있다면, 우선 기존의 주사바늘이 아닌 카눌라를 이용해서 좀더 많은 양의 필러를 좀더 균일하게 출혈의 위험을 줄이면서 주입하는 방법이 도입되었고 디자인과 주사감이 뛰어난 유선형 주사기도 쓰이고 있으며, 정밀하고 수월한 주사를 위해 gun 스타일의 주입기구도 소개되었다. 그리고 최근에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히알루론산 메조테라피가 있는데, 크로스링크되지 않은 히알루론산을 반복적으로 진피내주사해서 섬유아세포를 자극해 피부가 스스로 볼륨을 키우게하는 치료법이다. 리프팅 효과가 뚜렷하고 잔주름 치료에 효과적이다. AIDS 환자의 지방위축증이나 여성들의 가슴확대술에도 필러가 응용되고 있으며 보톡스 주사와의 combination 요법도 관심을 끌고 있다. 1. 미국과 유럽의 한판승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필러 시장은 세계적으로 미국의 콜라겐 필러, 유럽의 히알루론산 필러로 대별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미국과 유럽의 시장다툼이 치열했다. 히알루론산 필러에 대한 미국 FDA의 허가가 많이 늦어졌던 것이 자국의 콜라겐 필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오해까지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현재 대세가 콜라겐 필러에서 히알루론산 필러로 많이 넘어가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현재 히알루론산 계열의 필러를 만들고 있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2003년 말에 오랫동안 끌던 유럽산 히알루론산 필러 Restylane의 승인을 내주더니 얼마 지나지 않은 2004년 초에 자국산 히알루론산 필러인 Hylaform의 승인을 내주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필러를 많이 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양질의 필러를 만들어서 수출도 하고 있다. 현재 Alloderm과 Cymetra의 대체물인 Surederm과 Sheba가 호평을 받고 있고, Hyruan도 非 크로스링크 히알루론산 필러로서 널리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정통 콜라겐 필러나 크로스링크 히알루론산 필러가 마땅한 것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여서 아쉽다. 2. 품질과 가격경쟁력이 모두 중요 필러를 한번 인체 내에 주입해놓으면 짧으면 3~6개월, 길면 3~5년 이상 아무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효과가 유지되어야 하므로 필러의 안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더구나 요즘 나오는 반영구필러들은 효과가 몇 년 간다는 말이지 실제로 필러의 유효성분들은 거의 평생동안 피부 속에 존재하게 되므로 이에 대한 충분한 장기간의 추적관찰연구가 필하다. 따라서 필러 공급회사들은 효과가 몇 년 유지되는지보다 얼마나 안전한가 하는 것에 좀더 무게를 실어서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가격적인 면에서 살펴보자. 시술시간도 많이 걸리고 거추장스럽고 몇 주동안 얼굴이 퉁퉁 부어있기 쉬운 자가지방 주입술이 아직까지 많은 병원에서 쓰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원가가 별로 안 들기 때문이다. 이마를 통통하게 예쁘게 만들어달라는 환자가 있을 때 필러는4cc 내외를 넣게 되는데 비해 지방은 나중에 흡수되는 양을 대비해 5~10cc 정도 넣게 된다. 그런데, 필러는 원가가 100만원 이상이 되고 지방은 거의 들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따라서 몇 년 전만 해도 필러들은 품질 경쟁에만 신경을 썼던 것 같은데, 지금은 비슷비슷한 품질의 필러들이 많아져 가격경쟁력이 있는 제품이 더 많이 쓰이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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