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력을 기재할 때 고민하는 약사가 많다. 현재 일본에서 통용되는 SOAP 방식이 가장 이상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기재방식을 시도했으나 “번거로워 더 이상 계속하기 어렵다”, “시간과 공을 들여 꼼꼼이 썼는데도 나중에 알기 어렵다”는 등의 하소연이 자주 들린다. 약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약물치료의 흐름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약력 기재는 형식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 SOAP 방식을 따르면서도 너무 시간을 소비하지 않고 ‘쓸만한 약력’을 쓰는 방법을 소개한다. 미도市 소재 프로라 약국에서는 3년쯤 전부터 약력기재에 SOAP 형식을 채택해왔다. 약국 개설자인 시노하라 구이쿄 약사는 “약력이 환자의 개별적인 문제점을 꼼꼼이 추출하고 복약지원에 유용한 의료기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SOAP 형식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방식을 채택했다”고 말한다. 한편 시노하라 약사는 SOAP 형식에 따라 약력을 기재해오는 중에 반드시 교과서대로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사소한 점을 개선하고 궁리함으로써 긴 시간을 안 들여도 SOAP 형식으로 알기 쉬운 약력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객관적 정보가 일목요연 그렇다면 프로라 약국에 채택된 약력의 기재 방식은 어떤 것인가. 잠깐 살펴본다. SOAP 형식이란 POS(Problem Ori-ented System, 문제지향적 시스템)를 기본으로 한 약력 기록 방식을 지칭한다. POS란 환자가 지닌 문제점을 명확히 밝히고 그 문제 해결을 꾀하는 일련의 시스템이다. SOAP의 S는 Subjective(주관적 정보)의 약자로, O는 Objective(객관적 정보), A는 Assessment(평가), P는 Plan(계획)의 약자이며 이런 항목별로 약력을 기재하는 방식이다. 환자의 약물요법에 관한 문제점에 대한 정보가 정리되기 때문에 직접 기재한 약사가 아닌 다른 사람이 봐도 알기 쉽다는 장점을 지녔다. 일반적인 SOAP 형식은 예컨대 ‘#1 두통에 의한 NSIDs 복용에 관련된 부작용의 가능성’처럼 환자의 문제점을 ‘쫛쫛에 관련된 XX’라고 표제(타이틀), 즉 프라블럼(문제점)을 명시하고 이에 관한 S(주관적 정보), O(객관적 정보), P(계획)을 차례로 기재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프로라 약국의 경우, 표제(타이틀)는 번호로만 기재되고 모든 약력에 (S)(O)(A)(P) 항목이 반드시 구비되도록 기재되지는 않는다. 시노하라 약사는 “중요한 것은 약국 내에서 SOAP에 대한 통일된 인식을 갖고 규칙대로 약력을 기재하는 일이지 (S) (O) (A) (P)를 순서대로 기재해 나열하는 일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약력기재 작업을 원활하게 진행시키기 위한 궁리도 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처방 변경’을 표시하는 고무도장(스탬프)이다. 약국의 업무요원이 처방전 내용을 컴퓨터(레세콘)에 입력한 뒤 약력을 필요에 따라 다시 출력시킬 때 종전 처방과 비교해 봐서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판단하고 ‘처방변경’ ‘변경없음’ ‘임시약’이라는 미리 마련된 스탬프 중 해당되는 스탬프를 레셉트 위에 찍는다. 그리고 추가된 약 항목에는 (+) 표시, 감소된 약에는 (-) 표시, 종전에 처방된 일이 없던 새로운 약에는 ‘신(新)’이라는 마크를 기재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약사에게는 가장 중요한 객관적 정보(O)인 처방약의 변화를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는 것이 시노하라 약사의 설명이다. 평가(A)를 기점으로 삼아 약사가 복약지도를 할 때 입수한 환자정보는 ‘#1 타과수진(他科受診)’ ‘#2 병용약제(倂用藥劑)’ ‘#3 신체상태 변화’ ‘#4 복약지도 준수’ ‘#5 부작용’ ‘#6 음식물’ ‘#7 기타’ 등 일곱 가지 항목이 미리 분류·기재되어 있다. 약력에는 그 중 하나를 ‘#( )’라고 항목 번호만 기재한 뒤 이에 관한 SOAP 방식의 약력 기입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이 환자는 복약지도 준수가 문제점’이라고 생각하고 #4를 기재하는 시점에 이미 이 환자에 관한 평가(A)는 거의 내려진 상태이므로 굳이 A를 기입하지 않고 생략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 마크에는 프라블럼(문제점) 정보와 기본적인 평가(Assessment)가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인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면 ‘설사를 하고 있다’는 등 현장에서의 문답 내용만 갖고는 그것이 ‘#3 신체상태 변화’인지 ‘#5 부작용’인지 특정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SOAP 방식의 약력 기록에는 두 가지의 # 마크가 기입되게 된다. 약력을 기재하는 과정에서 ‘약물치료의 흐름’을 의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프로라 약국의 약력은 한 눈에 환자와 약사 간의 과거 문답 내용까지 알 수 있도록 잘 기록되어 있다(그림 1). 시노하라 약사는 ‘약사의 머리 속에 순식간에 오가는 내용을 그대로 기재할 뿐이며 그다지 어려운 작업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이 정도까지 요령있게 기재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상당한 훈련을 요한다. 프로라 약국에 새로 근무약사가 들어온 뒤 1년 정도는 시노하라 약사가 직접 약력부의 기록 방법을 지도한다고 한다. 반복되는 질의응답·복약지도 정형화 한편 신입 약사라도 시간을 들이지 않고 SOAP 형식의 약력을 쉽게 기재할 수 있도록 약력부를 컴퓨터 시스템화한 약국도 있다. 사가(佐賀)현 이마리시의 카이세이 약국이 그곳이다. 이 약국은 2000년 6월 조제지원 시스템인 ‘의약품 적정사용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한 것을 계기로 약력을 전자화했다. 이 약국의 대표이사인 히라노 신코 약사는 “약제의 적정사용에 효율성을 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의약품 정보(DI, Drug Information)이며 DI를 정확하게 도입하자면 전자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약국이 구축한 의약품 적정사용 모니터링 시스템은 의약품 상호작용과 부작용 등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작성해 이것을 레셉트 컴퓨터에 연동시킴으로써 처방약별로 참조를 가능케 한 것이다. 당초 약력 부분에 관해서는 SOAP로 나눠진 란(欄)에 약사가 문안을 입력시켜가는 형태였지만 이 방법은 키보드에 의한 입력에 시간이 소요되는 점과 담당 기재약사별로 항목 분류가 들쭉날쭉해 통일성이 결여된다는 것이 문제로 제기되었다. 그래서 자주 쓰이는 환자의 증상호소 내용이나 약사의 복약지도상의 관행지시내용을 정형문(定型文)으로 작성해 이것을 SOAP 형식의 약력 기입때 자동적으로 분류되도록 입력시켰다. 이런 관용 정형문은 과거 20년간 카이새이(回生) 약국이 작성해 온 약력 중에서 자주 쓰여지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항목을 추출했다. 이렇게 완성된 전자약력 시스템 ‘SOAP, Q&S(Quality & Speed)’는 알레르기, 상호작용, 부작용, 신체상태 변화, 생활습관, 복약상황, 병명(합병증)과 금기사항, 생활습관 등 40가지 정도의 화면이 설정되었고 환자로부터의 문답 내용을 바탕으로 화면에 나타나는 항목을 선택해 나가도록 되어 있다. 예를 들어, ‘복약 중의 신체상태 변화(순환기)’의 화면을 클릭하면 예상되는 증상, 검사치, 평가, 복약지도 내용 등이 분류되며 제각기 해당 항목이 나타난다. 이것을 순서대로 클릭해 나가면 그 내용이 그대로 약력에 반영되는 장치다. (S)(O)(A)(P)에 따른 내용 분류가 자동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입력하는 약사에 따라 격차가 생기지 않는다. 정형문과 다른 특정 사항들을 남기고 싶을 때는 키보드 입력을 하면 된다. 시간 단축과 문자량 배증 이 시스템에서는 약사가 반드시 SOAP 형식으로 약력을 기재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복약지도를 하면서 ‘약력 체크 시트’에 핸드라이팅(手記)으로 포인트를 기입해 나갈 때 SOAP 형식으로 정리된, 앞서 기재된 약력을 항상 참조할 수 있는 편의를 누린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SOAP 형식을 염두에 둔 약력기재 형태로 귀착된다. 기재 담당약사는 나중에 자기가 핸드라이팅으로 기재했던 메모를 입력하게 된다. 그리고 그 내용은 전자약력(電子藥歷)에 남겨져서 다음 차례 때 체크 시트의 전회분(前回分) 약력으로서 출력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한 가지 문제에 관해 SOAP가 줄지어 표시되는 형태를 갖추지 못했으나 앞으로는 개선될 예정이다. 전자약력 시스템 ‘SOAP, Q&S’를 이용함으로써 “약력의 기재 문자량이 약 2.5배나 증가되며 반면에 소비되는 시간은 단축된다”고 히라노 대표이사가 강조했다. 이렇게 환자와 약사간의 대화가 깊어지면 약력 기재내용은 그만큼 충실해진다. 히라노 대표는 “약력은 기재하는 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자동화를 이루면 그만큼 치밀한 복약지도의 여유가 생긴다. 약력을 효율적으로 기재함으로써 약물치료에 공헌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쭗 <이 기사의 저작권은 日經BP社에 있습니다> SOAP란 무엇 SOAP란 POS(Problem Oriented system)를 기본으로 삼는 약력(略歷) 기록 방식을 말한다. POS는 환자가 지닌 문제점을 밝혀내고 이 문제의 해결에 힘쓰는 일련의 시스템이다. SOAP는 S(Subjec-tive, 주관적 정보), O(Objective, 객관적 정보), A(Assessment, 평가), P(Plan, 계획)으로 나뉘어 기술된다. 문제점에 관한 정보가 정리되기 때문에 기재한 약사 이외의 다른 사람이 봐도 이해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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