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랏차차! 3人3色
서울시 마포구 아현동 이석제내과 이석제 원장

 

양혜인 기자 │ medi@binews.co.kr

 

아현역 4번 출구에서 도보로 1분 거리에 위치한 이석제내과. 4층짜리 메디컬빌딩의 1층을  사용하고 있는 아담한 병원이지만 입소문으로 유명세를 탔다. 이석제 원장은 “진료실에서 환자를 진료할 때 가장 마음이 편하다”고 말한다.

 

봉사활동 꿈꾸며 의과대학 진학
이 원장은 어린 시절 부모님이 서울 인근에서 목장을 하셔서 축산업에 관심이 많았지만 병든 사람을 치료하고 은퇴 후 의료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는 꿈에 의사의 길을 선택했다.
가족이 대구로 이사를 하면서 경북의대를 진학했던 그는 10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서울시 동부시립병원, 홍익병원 등에서 진료를 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
“처음에는 북아현동에서 개원을 했었는데 초기에는 주변에 내과가 거의 없어서 하루에 250명 정도를 진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재개발이 되면서 현재의 장소로 병원을 옮긴지 2년 정도 됐네요. 다른 동네로 이전하면 환자들도 찾아오기 힘들잖아요. 대부분 동네 주민 분들이 환자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고 혈압·당뇨 등을 관리하는 어르신들의 방문이 많은 편입니다. 재개발 때문에 멀리 이사를 갔던 사람들이 가끔 찾아오기도 하는 등 이전을 했어도 내원 환자는 크게 변하지 않아 다행입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 졌는데도 대기하는 환자는 꾸준히 유지됐다. 식사시간이 끝나고 10분 쯤 경과했을 때 10여 명의 환자가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배짱 맞는 의사들과 한 건물서 진료
“재개발로 인해 병원을 이전해야 할 때 같은 처지였던 근처 개원의들과 배짱이 맞아 이 건물을 공동 구입하게 됐습니다. 개원 대출을 받기는 했지만 은행 이자를 내더라도 월세보다는 적은 돈이 나가는 것 같네요”
건물은 4명이 한층 씩 맡아서 사용하게 되었다. 이석제내과는 내과라는 특성상 노인 환자가 많아 출입이 편한 1층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는 “세입자 시절에는 건물 주인이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했는데 지금은 그런 부담감이 없어서 편합니다. 병원 건물 구입이 일생에서 제일 잘한 일이라고 하는 분도 있어요”라며 웃었다.

 

개원 시 입지선정에 신중해야
마포구 지역에서 가장 성공한 개원의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그는 개원을 앞둔 젊은 의사들에게 ‘입지’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병원을 개원할 때는 입지 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 지역에 처음 방문했을 때는 동네가 어수선해서 잘 될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 시장과 주택가가 있기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을 것 같아서 개원을 결정하게 됐지요. 주변 사람의 얘기만 듣고 입지를 선택하기보다는 직접 여러 번 방문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또한 지금은 개원할 때부터 규모를 키우면 망하기 쉬워요. 조그맣게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의료수가 원가의 60~70%, 개선돼야 
그는 우리나라 의료 현실에 대한 비판도 아끼지 않았다.
“지금 젊은 의사들은 개원도 쉽지 않고 취직도 잘 되지 않습니다. 빚을 내서 개원 했는데도 6개월~1년 정도 운영하다 잘 되지 않으면 위치를 옮겨야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빚만 늘어나서 파산선고를 하고 일을 하지 못하는 의사들이 심심치 않게 생기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현재 의료수가는 원가의 60~70%에 불과하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의료장비가 고장 나더라도 재투자할 여력이 되지 않아 노후 된 장비를 사용하고 있어요. 우리는 그런대로 먹고 살지만 다음 세대에는 이런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의료업은 몰락할 거예요”

 

개원내과의사회 활동하며 지역 봉사
현재 대한개원내과의사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 원장은 운동할 시간조차 없다고 말한다. 주변의 친구들이 골프를 권유하지만 그것도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이 원장은 주말이나 명절 등 휴일에도 지역주민들의 진료를 위해 쉬지 못하고 있다. 매일 치료를 받아야 하는 만성질환자나 갑작스런 복통 등으로 주사를 맞아야 하는 어린이 응급환자들을 위해 그는 항상 5분대기조와 같은 대기상태를 유지하고 있다.이 원장은 또 교회 장로로 재직하며 봉사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의사로서의 오랜 꿈은 노인들을 위한 요양병원을 운영하는 것. 여러 가지 여건상 쉬운 일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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